【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불러온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 지도자들을 잇따라 만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과 연립정부 파트너인 민주연합당(DUP) 지도부를 만났다.
이들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투표에서는 반대표를 던졌지만 정부 불신임 투표에서는 메이 내각을 지켰다. 불신임 위기에서 벗어난 메이 총리는 먼저 의견차가 적은 상대들과 브렉시트 '플랜B'에 대한 타협점을 모색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1일 의회에 플랜B를 제출할 예정이다.
메이 총리는 전날 정부 불신임안이 부결된 이후 연설을 통해 "자신의 이익을 뒤로 미뤄두고 영국이 EU로부터 탈퇴할 수 있는 길에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재 마이클 고브 환경부 장관과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 스티브 바클리 브렉시트부 장관들도 야당 지도자들과 연쇄적으로 회동하며 의견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와의 회동을 거부하고 있다.
코빈 대표는 이날 헤이스팅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연설을 통해 "(메이 총리의 대화 제안은) 매우 기쁘지만 그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시간을 끌기 위해 가짜 대화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는 노딜 브렉시트가 불러올 혼란으로 의원들을 위협해 자신의 잘못된 합의에 투표하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치 지도자들도 노딜 브렉시트 배제, 브렉시트 연기, 제2국민투표 등의 요구 조건을 내걸고 있다.
녹색당의 캐롤라인 루카스 하원의원은 메이 총리가 '벼랑 끝 전술'을 펴기 위해 노딜 브렉시트 배제를 거부하고 있으며 (EU 탈퇴 시한을 명시한 리스본 조약)50조 연장에도 저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 정치권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자 EU 국가들은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에 착수했다.
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이날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계획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BBC는 EU 관계자가 27개 회원국을 모두 방문해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계획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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