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초기 검찰 청구한 영장 10건 중 9건 기각
유해용 전 재판연구관 수사서 갈등 최고조에
임종헌은 구속됐지만…박병대·고영한은 기각
법조계선 양승태 구속영장 청구 불가피 분석
'전직 사법부 수장 구속심사' 법원 부담 클 듯
【서울=뉴시스】나운채 기자 =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인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향후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전직 사법부 수장이자 직전 최고 법관의 구속 심사를 맡게 될 법원으로서는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간 검찰과 법원은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및 구속 영장 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시작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고위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검찰은 지난 7월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강제수사를 시도했지만, 법원으로부터 대거 기각 결정을 받았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압수수색만이 진행됐을 뿐이다.
당시 법원은 고위 법관들의 혐의 및 공모관계에 대한 검찰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검찰은 재차 압수수색을 위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계속해서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원은 '죄가 되지 않는다' 또는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거나 '(관련 문건 등이)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개연성이 부족하다', '임의제출 요구가 선행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를 들었다.
당시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10건 중 9건은 이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은) 다른 사건과 (영장) 기준 차이가 너무 크다'고 거세게 반발했고, 법원은 '검찰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영장을 청구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수사 단계에서 검찰·법원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유 전 연구관은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되고, 기각되는 동안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모두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연구관에 대해서는 수사 처음으로 구속영장까지 청구됐지만, 법원은 2700자 이상 '역대급' 장문의 사유를 들어가며 이를 기각했다.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거나 법리상 의문이 있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갈등 구도는 다소 전향적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면서 다시 불이 지펴졌다. 법원은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공통으로 '공모 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사유를 들며 영장을 기각했고, 검찰은 "대단히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간 검찰과 법원은 사법농단 수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및 구속 영장 등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왔다.
시작은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고위 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었다. 검찰은 지난 7월 수사 착수 이후 처음으로 강제수사를 시도했지만, 법원으로부터 대거 기각 결정을 받았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압수수색만이 진행됐을 뿐이다.
당시 법원은 고위 법관들의 혐의 및 공모관계에 대한 검찰 소명이 부족하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검찰은 재차 압수수색을 위해 영장을 청구했지만 계속해서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법원은 '죄가 되지 않는다' 또는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거나 '(관련 문건 등이) 재판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 '개연성이 부족하다', '임의제출 요구가 선행되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를 들었다.
당시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 10건 중 9건은 이 같은 이유로 기각됐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은) 다른 사건과 (영장) 기준 차이가 너무 크다'고 거세게 반발했고, 법원은 '검찰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영장을 청구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수사 단계에서 검찰·법원 간 갈등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유 전 연구관은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되고, 기각되는 동안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모두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 전 연구관에 대해서는 수사 처음으로 구속영장까지 청구됐지만, 법원은 2700자 이상 '역대급' 장문의 사유를 들어가며 이를 기각했다.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거나 법리상 의문이 있다는 게 주요 골자였다.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갈등 구도는 다소 전향적으로 바뀌기도 했지만,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되면서 다시 불이 지펴졌다. 법원은 두 전직 대법관에 대해 공통으로 '공모 관계 성립에 의문이 있다'는 사유를 들며 영장을 기각했고, 검찰은 "대단히 부당하다"며 반발했다.
이후 검찰은 곧바로 정점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방침을 정했고, 지난 11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전직 사법부 수장이 검찰에 피의자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 조사 내용을 최종적으로 확인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을 반(反) 헌법적 범행으로 보고 있는 만큼, 최고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보다도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을 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법원으로선 구속이나 기각 결정 모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각의 결정 모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유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법농단 수사의 마지막 단계이자 갈등 구도의 '정점'이 될 상황인 데다가 피의자가 직전 최고 법관인 만큼 법원의 고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그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들었던 사유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사법농단의 최고책임자에 대해서 범죄 혐의 소명 및 공모 관계 성립을 배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어느 정도까지 입증할지에 따라 구속 결과가 갈릴 뿐으로, 법원으로선 법에 따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사안이 중대하지만 그럴수록 법에 엄격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을 반(反) 헌법적 범행으로 보고 있는 만큼, 최고책임자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사실상 정해진 수순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보다도 양 전 대법원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맡을 법원이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에 대해 더욱 주목하고 있다.
법원으로선 구속이나 기각 결정 모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각각의 결정 모두 충분히 납득할 만한 사유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법농단 수사의 마지막 단계이자 갈등 구도의 '정점'이 될 상황인 데다가 피의자가 직전 최고 법관인 만큼 법원의 고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그간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며 들었던 사유를 양 전 대법원장에게까지 적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사법농단의 최고책임자에 대해서 범죄 혐의 소명 및 공모 관계 성립을 배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어느 정도까지 입증할지에 따라 구속 결과가 갈릴 뿐으로, 법원으로선 법에 따른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며 "사안이 중대하지만 그럴수록 법에 엄격한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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