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핵협상·대중국 정책은 큰 변화 없을 듯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미국 민주당이 8년만에 하원 다수당 지위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과연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 정책에 대해 '견제와 균형의 추' 역할을 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하원선거 승리를 축하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독주'가 아닌 '양당주의(bipartisanship)'에 대한 펠로시의 요구를 '인정(acknowledge)'했다고 펠로시 대변인은 전했다.
미국 정치에서 하원은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원은 비록 조약비준권, 고위직 공무원 및 재판관 승인권은 없지만 상원과 동등합 입법권을 가지며, 대선 때 선거인단의 과반수 획득 후보가 없을 경우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권한을 가진다. 또한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시에 부통령(상원의장)에 이어 계승 순위 두번째이다.
새로 구성되는 하원 의장에 낸시 펠로시 현 원내대표가 유력시되지만, 누가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어찌됐든 절치부심 끝에 다수당 지위를 찾은 민주당이 트럼프 정부 정책에 본격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점만큼은 분명하다.
북한 비핵화 협상 등 외교정책은 지금까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더 많은 주문을 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변화는 북미 핵협상을 더 어렵게 만들 우려가 있다. 비핵화에 앞서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은 미국이 비핵화 이후에도 인권문제를 제기하면서 관계 정상화를 늦출 수 있다는 판단이 일부 작용한다.
대중국 정책에 있어서도 큰 변화는 없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과의 불균형한 교역 관계에 대한 불만과 비판적 입장은 공화당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버락 오바마 전 정부의 최대 업적으로 꼽아온 이란 핵협정과 파리 기후협정을 파기한 트럼프 정부에 대한 압력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 분명해보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에 약속한 중산층 추가 감세, 이민규제정책,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건설, 총기 및 금융 등 각종 규제 완화 등을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충돌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명 '오바마 케어' 등 건강보험 개혁을 둘러싼 충돌도 예상된다. 6일 CNN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자의 44%가 이번 하원선거 투표 때 '건강보험(헬스케어)'를 가장 중요시 생각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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