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떨어진 듯 땅바닥 폭삭…"천둥 소리보다 큰 쇳소리 났다"

【서울=뉴시스】류병화 기자 = "천둥 소리보다 큰 쇳소리가 났다. 뭔가가 무너지는 소리였다."

 31일 새벽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도로에 '와장창'하는 소리와 함께 대형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일어났다. 인근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자면서도 이건 천둥 소리가 아니라고 느꼈다"며 "처음엔 작았다가 점점 소리가 커지더라"고 당시 불안에 떨던 상황을 전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8분께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아파트 인근 공사장 근처 도로에서 가로 30m, 세로 10m, 깊이 6m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76가구의 주민들 200여명이 대피했다. 갑작스런 대형 싱크홀에 놀란 주민 2명은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장모(76)씨는 "어디 바로 옆에 벼락이라도 내리친 줄 알았다"며 "새벽이라 잘 보이지 않았지만 주민들이 나와 있어 아내와 딸을 데리고 대피했다"고 가슴을 쓸어 내렸다.

주민들은 구청에 분통을 터뜨렸다. "20년 넘게 살면서 아무 문제 없는 집이 왜 갑자기 이러냐", "공사 때문 아니냐"며 현장에 나와 있는 구청 직원에게 따지는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주민 P(49)씨는 "이전부터 공사를 심할 정도로 시끄럽게 진행하고 소음, 분진 때문에 불만이 많았다"며 "21일에 (주민들이) 갈라짐 현상으로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소방당국은 인근 오피스텔 신축 공사장의 축대 붕괴로 인한 '땅거짐' 현상으로 보고 있지만, 최근 강우로 약해진 지반이 내려 앉아 싱크홀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한국시설안전공단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전문가가 사고현장에 출동하고 본부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관계기관도 금천구청의 현장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국토부는 피해현장 인접 공사장에 대해서는 안전이 확인될때까지 긴급히 필요한 공사를 제외하고 전면 공사중지를 명령했다. 아파트 인근에서는 지하3층, 지상 30층, 1454실 규모의 오피스텔 공사가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으나 지반침하 사태로 놀란 주민 2명이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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