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이유로 中 응징하면 북핵 해법에도 악영향"

기사등록 2018/08/07 17:46:35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전문가 출신 로페스 교수

"中, 이란 제재 어겼다고 응징하면 대북 제재 이행 안 할 것"

"美, 제재 성공 조건 충족 못해...동맹 희생하고 적국에 기회만"

【템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8.8.1.
【템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월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탬파에서 선거유세를 진행하고 있다. 2018.8.1.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이 동맹과 적국을 불문하고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독자 제재 복원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럽 동맹들의 지지는커녕 반대가 거센 데도 이란 제재를 강행하는 건 미국의 고립을 자초할 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를 자극해 북한 문제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전문가를 지낸 조지 로페스 미국 노터데임대학 명예교수는 6일(현지시간) 정치매체 더 힐에 기고한 '이란 제재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로페스 교수는 제재가 성공하려면 동맹들에 대해선 일시적인 경제적 손실을 감내할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적국들에는 동참하지 않는 대가를 매우 크게 만들거나 협력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제제를 성공으로 이끌 논리정연한 외교 정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우방을 공격하고 적국들에게 모순된 신호를 보내는 관세와 무역 전쟁 만큼 효과적 제재 연합 구축을 저해하는 일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에 세컨더리 제재(이란과 거래하는 타국도 제재 대상에 포함)까지 실행하는 것은 동맹을 희생시키고 적국을 유리하게 하며 정작 이란 경제에는 제한적 효과만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중국과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전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이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추가 응징을 부과할 준비를 갖춰 놨지만 중국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멈출 일은 없어 보인다고 일축했다.

 로페스 교수는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로 인해 미국이 중국에 추가로 징벌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 입장에선 중국이 북한 제재를 계속 전면 이행하도록 만들 도리가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적대 관계인 러시아의 경우 이미 무거운 서방 제재 아래 놓여 있다며, 이란을 서구 자금과 기업들로부터 고립시키는 조치는 러시아가 시장의 빈자리를 채워 고수익 영역에 진입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많은 경제학자들이 이란이 최근 기업 노동 발전 덕분에 새 제재를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중국, 러시아와 더불어 인도, 터키 등 신규 투자 파트너들이 이란의 서구 시장 대체를 노린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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