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현지 매체 "3사 반독점 행위 인정시 4억~88억 달러 과징금"
치솟는 D램 가격에 중국 IT 기업 반발...지난해 말부터 규제 조짐
담합 증거 찾기 쉽지 않아..."메모리 반도체 가격 통제 차원 조치"

【우한=신화/뉴시스】최근 ZTE(중싱통신) 사태로 미중간 기술격차가 드러난 가운데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자국 과학자들에게 기술발전 속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시 주석이 지난 4월 26일 허베이성 우한에 위치한 우한신신반도체(XMC) 제조 공장을 시찰하는 모습. 2018.05.28
【서울=뉴시스】이종희 기자 = 중국 정부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빅3를 상대로 가격 담합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업계는 이어질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3사의 반독점 행위가 인정될 경우 과징금이 최소 4억 달러에서 최대 8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현실적으로 3사의 가격 담합 증거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같은 조치는 중국 정부가 공급 부족으로 오르는 반도체 가격에 대해 압박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반독점 조사기구'는 지난달 31일 이들 3사의 중국 사무실이 있는 사무실이 있는 베이징과 상하이, 선전에 직원들을 파견해 가격 담합 행위를 했는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
중국 당국의 조사 결정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숨을 죽인 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는 형편이라 공식 입장을 내기 어렵다"며 "최대한 조사에 협조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해외 업체인 마이크론도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냈다.
일련의 규제 움직임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가격 인상에 대한 압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국 IT기업들은 당국에 수차례 반도체 가격에 대해 민원을 제기한 바 있다.
그러자 중국 반독점 규제 당국은 연초 삼성전자에 D램 가격 이슈를 제기한 데 이어 최근 마이크론에도 PC D램 가격 상승에 대해 의견을 전달했다.
꾸준히 상승하는 반도체 가격에 대한 중국 IT기업들의 불만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 샤오미 등 외에도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인터넷 업체들도 데이터 센터 구축에 나서며 이들 3사의 메모리 반도체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3사는 D램 시장의 90%를, 낸드플래시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가격 담합은 말도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크게 오른 것"이라며 "현재 반도체 업계는 어느 분야보다 치열하게 기술·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담합이라기 보다는 자연스러운 시장 경쟁 과정에서 가격이 형성됐다고 말한다. 다른 관계자는 "세계 반도체 시장은 주도 업체가 선정한 가격에 2위와 3위 업체가 따라가는 구도"라며 "시장 구조를 살펴보면 중국의 담합 주장은 억지다. 업황도 좋은 편인데 이들 업체가 가격 담합에 나섰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설명도 안 된다"고 부연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이들 3사의 가격 담합 증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중국 당국의 규제 움직임은 실제로 과징금을 물리려는 의도보다는 치솟는 반도체 가격을 통제하려는 조치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송용호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중국 입장에서 보면 반도체 가격은 비용이다. 최근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서 자국 업체들의 원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공급 부족으로 치솟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