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취재진 영상·사진으로 분석 어려워
2번 갱도는 지난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을 감행한 곳이고, 3번과 4번 갱도는 아직 핵 실험을 실시하지 않은 곳이다. 1번 갱도(동쪽)는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많이 무너져 내려 없앤 관계로 이날 폐기식에서 폭파 작업은 진행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이날 취재진이 공개한 사진과 영상 등으로는 핵실험장 폐기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제 분석에는 취재진이 보낸 영상보다 소음이 통제된 영상과 적외선 촬영장비 등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폭발 규모나 방식 등에 대해서도 분석이 어렵다고 밝혔다.
핵실험장 폐기식이 이뤄진 시간대 남측에서 지진파 감지가 없었다는 점과 과거 핵실험 위력 등을 미뤄봤을 때, 이날 폐기식에는 10t 미만의 폭약을 사용한 것으로만 추정이 가능하다.
아울러 취재진에 따르면 갱도 내부는 화강암 지대고 깊이 파여서 외부에서 육안으로 볼 때 갱도 입구 말고 안쪽에서의 지반 침하와 소음(무너지는 소음)은 발견할 수 없었다. 또 산등성이는 그대로 유지된 채 입구 주변만 무너져 내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핵실험장이 폐기됐지만, 전문가들이 참관하지 않고 갱도 일부만 무너뜨려 '완전한 폐기'는 아니지 않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완전한 폐기' 조치는 아니더라도, 이번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이 '비핵화의 첫 걸음'임에는 이견이 없었다.
국제사회가 기대한 만큼의 폐기 수준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이미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에서 계속 감시되고 있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북한이 어렵게 다시 복원할 필요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서범경 한국원자력연구원 해제기술부장은 "내외신 기자를 불러서 그 정도 행사를 했으면 의지 자체는 충분히 보인 게 아닌가 판단은 든다"며 "비핵화의 첫 걸음으로 볼 수 있다. 시작은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 부장은 다만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고 추가 실험·검증을 통해서 확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후 콘크리트나 철재 등으로 매립·봉인 등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확인은 차후 검증·사찰에서도 가능할 전망이다.
한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 취재를 마진 남측 취재진과 외신 취재진은 26일 오전 베이징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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