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NLL '화약고'서 '해상파시' 열리나?

기사등록 2018/05/04 06:00:00

최종수정 2018/05/04 16:01:27

공동어로·해상파시·조업권 거래 '솔솔'

"평화수역 기준선 남·북 이견 좁혀야"

어민들 "NLL, 평화 바다로 전환할 때"

【서울=뉴시스】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열린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이번 회담은 비핵화,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의 의제를 중심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백령도 인근 해상 양식장에서 서해5도 어민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다시마 조업을 하고 있다. 2018.04.25. (사진=경인일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7일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열린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한 땅을 밟는 이번 회담은 비핵화, 평화정착, 남북관계 발전 등의 의제를 중심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 20일 백령도 인근 해상 양식장에서 서해5도 어민들이 평화를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어선에 달고 다시마 조업을 하고 있다. 2018.04.25. (사진=경인일보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남북이 정상회담 후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들기로 합의한 '판문점 선언'이 '공동어로'와 '해상파시(波市·바다 위 생선시장)'등 실질적인 남북 교류·협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남북 관계당국의 실무 후속 협의가 진척되면, 한반도 '화약고'인 서해 NLL이 남북 화해의 상징이자 '평화의 바다'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 공동어로와 해상파시를 통한 수산물 교역, 조업권 거래, 수산자원 공동 연구 등 수산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사업이 이뤄지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될 수 있다. 또 제 집 드나들 듯 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일삼는 중국어선을 사전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어선들의 불법 어업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서해 어민들은 정부에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실질적인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4일 서해5도 생존과 평화를 위한 인천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는 "안보의 성지가 된 서해5도를 이젠 평화의 바다로 전환해야 한다"며 서해5도 해상파시 민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제안했다.

 대책위는 "남북 간 폭넓은 수산 교류가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위해 백령도~연평도 NLL 해상에 대형 바지선을 띄워 남북 수산물을 교역을 활성화하자"며 "서해5도의 풍부한 어장유지를 위해 '남북 수산 기술 협의체'를 설치해 체계적인 해양 자원을 보전하고, 남북 수산과학기술의 교류와 진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 수산물을 반입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5·24 조치 이후 수산물 경협은 중단됐다"며 "해상파시는 백령도 용기포항과 연평도 신항, 북한에서 현재 추진 중인 강령 농수산물 가공단지 등 옹진반도 연안의 수산 인프라와 연계하면 시너지가 난다"고 주장했다.  

 앞서 남북은 2007년 정상회담 뒤 10·4 남북공동선언문을 통해 해주지역과 주변해역을 포괄하는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키로 했다. 이를 위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경제특구건설과 해주항 활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한강하구 공동이용 등을 적극 추진키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NLL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과 정세 변화 등으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번 판문점 선언은 10·4  선언의 연장선이자 서해5도에 실질적 평화 확보의 필요성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북한의 군사요충지인 해주 지역을 경제 특구로 변모시켜 서해5도에 영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포석이다.

 정부도 평화수역 내 안전한 어로 활동 보장과 남북 수산물 교류 등 실무적인 후속조치와 이행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NLL 인근 지역을 공동어로수역으로 지정하고, 남북 어선들이 바다 위에서 파시를 열거나 조업권을 거래하는 등 수산 분야 남북 교류 협력을 위한 방안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서해 5도 어민들을 비롯해 관련 당사자들의 의견도 듣고, 실무 이행 방안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의 실질적인 교류·협력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NLL에 대한 남북 견해 차이로 평화수역 설정 기준선을 어디로 정할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는 1953년 유엔군사령관이 설정한 NLL을, 북한은 38선을 기준으로 서해 해상분계선을 기준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정상회담에서 남북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나섰지만, 기준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무산됐다. 이후 2010년 연평도 포격과 천안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평화수역 설정을 위한 기준선 설정은 조만간 열릴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는 다뤄질 전망이다. 군사회담 결과에 따라 평화수역 설정 기준선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수산물과 조업권 거래를 전면 금지한 유엔 대북 제재도 걸림돌이다. 유엔은 지난해 8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한 북한을 제재하는 대북 제재 결의한 2371호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북한 수산물 수출을 금지했다. 지난해 12월 2387호를 통해 북한 서해·동해 조업권 거래도 금지했다.

 정부는 공동어로나 해상파시 등이 유엔 대북 제재 대상에 해당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향후 열릴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합의가 이뤄진다면 대북 제재도 순차적으로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공동어로나 조업권 거래 등은 군사적 긴장 완화는 물론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유엔의 대북 제재를 위반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군사나 정치적 문제가 해결된 뒤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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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NLL '화약고'서 '해상파시'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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