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불안석 아베…재무성 "학교측에 말맞추기 회유"

기사등록 2018/04/09 18:03:50

【서울=뉴시스】일본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이 재무성으로부터 2016년 헐값에 매입한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할 오사카(大阪) 국유지의 모습. (사진출처: NHK영상 캡쳐) 2018.04.09.
【서울=뉴시스】일본 사학재단 모리토모(森友)학원이 재무성으로부터 2016년 헐값에 매입한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할 오사카(大阪) 국유지의 모습. (사진출처: NHK영상 캡쳐) 2018.04.09.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정가를 강타하고 있는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헐값 매입 스캔들과 관련, 또 다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며 의혹의 중심에 있는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좌불안석인 형국이다. 

 모리토모학원은 지난 2016년 6월 재무성으로부터 오사카(大阪)의 국유지를 감정가보다 8억엔(약 80억원)이나 싼 1억3400만엔에 헐값 매입했는데, 아베 총리 부부는 이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간 재무성은 해당 부지에 쓰레기가 매립돼 있어, 학교측이 쓰레기 처리 비용을 부담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국유지를 싸게 매각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이 부상한 지난해 재무성이 학교측에 "쓰레기 처리에 비용이 많이 든 것처럼 입을 맞추자"며 거짓말을 하도록 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NHK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재무성의 오타 미쓰루(太田充) 이재국장은 9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서 모리토모 스캔들이 부각된 지난해 재무성 직원이 학원 측에 거짓으로 말을 맞추자고 요청했음을 인정했다.

 오타 이재국장은 "작년 2월 재무성 이재국 직원이 학원측 변호사에게 전화해 지하 매설물(쓰레기) 철거비에 상당한 비용이 든 것처럼 트럭 몇천대가 움직였다고 하자"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시인했다.

 이 직원은 또 오사카를 관할하는 긴키(近畿)재무국 직원에게도 같은 내용의 말맞추기를 요구했다. 그러나 학원측 변호사와 긴키재무국 직원은 이 같은 요구를 거절했다고 오타 국장은 설명했다.

 오타 국장은 "사실과 다른 설명을 학원 측에 요구한 것은 잘못"이라며 사과했다.

 쓰레기 철거비 때문에 국유지를 헐값에 매각했다는 재무성의 그간의 주장은 단지 핑계일 수 있다는 것으로, 아베 총리 부부의 연루 의혹이 더욱 짙어진 것이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모토 기요미(辻元清美) 국회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단에게 "재무성의 은폐 공작은 상상 초월"이라며 "재무성이 아베 총리 부부 때문에 (이 같은 일을)한 것 아니냐라는 의심이 더 커졌다"라며 비판했다.

 이즈모토 위원장은 이어 "국유지 매각 협상 당시의 이재국장 및 아베 총리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의 국회 증인환문(청문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아키에 여사는 한때 모리토모학원이 운영하는 유치원장의 명예원장을 맡았으며, 이 학원이 헐값에 매입한 국유지에 건설 중이던 초등학교의 명예교장으로도 이름을 올린 것이 알려지는 등 사학 스캔들의 중심 인물로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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