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테리 "中, 대북 지원 재개 가능성…김정은 '보험' 들어"

기사등록 2018/03/29 08:58:51

【베이징=신화/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양측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시 주석은 회담 전 김 위원장을 위한 환영식도 개최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베이징=신화/뉴시스】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양측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동했다. 시 주석은 회담 전 김 위원장을 위한 환영식도 개최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중, 대북 정책 전환...지원 재개시 안보리 결의안 준수 문제"
"김정은, 북한 이미지 재고와 전략 확장 시도"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와 수미 테리 한국 담당 선임연구원은 28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중은 중국의 대북 정책이 전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차 석좌와 테리 연구원은 이날 CSIS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이번 방문은 이달 초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이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정책이 확실하게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시 주석이 김정은과 거리를 두고 대화하지 않는 정책에서 화해로 돌아섰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전환은 시 주석 재집권 전 대북 정책의 비효율성에 대한 불만족과 남북·북미 정상회담 개최 발표에 자극받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들은 "이번 (김정은의) 방중은 올봄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소한 정책 조율 노력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시 주석은 북미가 이룰 가능성이 있는 거래에서 제외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 주석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을 진행하기 전) 중국이 협상에서 어떤 것은 지지하고 어떤 것은 지지하지 않을지 김 위원장에게 분명히 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중국이 북한에 대한 일부 지원을 재개할 수도 있다. 북한으로부터 평창 올림픽 이후 공들여 마련된 민감한 외교적 길을 틀어지게 할 수도 있는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중국 정부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준수 여부가 또 다시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와 테리 연구원은 "김정은 입장에서 이번 행보는 미국과의 정상회담이 실패한다고 해도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에 다시 의지할 수 있음을 보장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정책'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김 위원장의 방중은 그가 집권 이후 처음으로 북한 밖에서 해외 정상을 만난 사례라며, 이는 김정은이 트럼프와의 회담을 위해 북한 외부로 여행하는 일을 꺼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이미지를 '정상 국가'로 다시 만들고 싶어하는 김정은의 노력을 나타내는 일일 수도 있다"며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와 남측 대북 특사단 접견의 연장선에 있는 행보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김정은이 아내 리설주를 비롯해 최룡해 같은 다른 고위급 관료들과 방중했다는 사실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국제 무대에서 북한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바람이 담긴 행보 같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을 동급 대우했다며, 이 덕분에 김 위원장의 위상이 강화된 것은 물론 국제무대에서 김정은이 자신과 북한의 입지를 승격하는 데 쓸 수 있는 핵무기 활용 전략을 확장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다가오는 트럼프와의 회담이 이 같은 구상을 추가로 확대하길 바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그의 핵전력으로 북한이 존중을 받게 됐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북한의 관점에서 존 볼턴 신임 국가안보보좌관은 성공적인 협상 전망을 복잡하게 만든다"며 "트럼프가 북한의 동결 혹은 비핵화 약속을 받기 위해 엄청난 양보를 할 가능성을 낮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북한은 대화가 실패할 경우 미국의 대북 군사 공습 가능성이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할 수 있다"며 "이 역시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또 다른 논의 주제였을 공산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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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3/29 08:58:5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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