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김정은과 전격 회담 왜?…북핵문제 '차이나 패싱' 차단

기사등록 2018/03/28 11:28:22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가운데)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공식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가운데)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오른쪽 가운데)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25~28일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 신화통신은 28일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을 공식보도하면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2018.3.28.
김정은, 북미정상회담 실패시 중국 '뒷배' 필요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이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서둘러 북한 노동당 위원장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인 것은 한반도 문제에 '차이나 패싱'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무엇보다 큰 배경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남이 좋지 않은 결말을 보여 군사위협이 가중할 경우 '후원자'를 두려는 김정은의 속셈이 맞아 떨어지면서 북중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5월내에 김정은과 대면한다.

중국은 이제까지 경제와 무역 면에서 대중 압박을 확대하는 미국에 맞설 협상 카드로서 북한을 활용한 측면이 있다.그런데 미국과 북한이 중국을 끼워주지 않은 채 직접대화에 들어가는 것은 '북한카드'의 용도 폐기를 부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중국은 한반도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대북 영향력을 아직도 행사할 수 있고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김정은의 비밀 방중으로 표현한 것이다.

중국 전문가 옌젠파(顏建發)는 28일 "시진핑이 김정은을 지금처럼 민감한 시기에 만난 최대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이려는 것이다. 시진핑은 오랫동안 김정은을 냉대했으며 두 사람 간 소통도 일절 없었다"고 지적했다. 옌젠파는 "시진핑과 김정은의 한번 만남으로 중북 관계가 바로 정상화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번 밀회는 '상징적인(대미 과시)' 의미가 '실질적인(김정은 방중)' 의미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에 발을 디딘 것은 2011년 5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마지막이었다.그해 12월 갑작스레 사망한 김정일의 뒤를 이은 김정은은 지금까지 외국에 나간 적이 없다. 또한 2015년 10월 중국공산당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이 방북한 이후 중국 요인을 공식 접촉한 사실도 전무하다.

 북중 관계는 2013년 2월 북한이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3번째 핵실험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급속도로 악화했다.2013년 12월에는 중국 지도부와 깊은 관계를 맺어온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국가전복음모' 혐의로 처형됐다.

근래 들어선 북한 관영매체가 중국을 직접 거론하며 비판하는 일도 잦아졌다.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찬성하고 석유 관련 제품의 공급을 제한하면서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북핵 문제에서 미국에 기우는 시진핑에 김정은은 큰 불신감을 키워왔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이 북한을 돕기 위해 스스로 나서지 않자 김정은은 미국과 담판으로 몰리게 된 점도 없지 않다.

이런 와중에 북한과의 '결속'을 과시하고자 하는 중국 측이 김정은의 방중을 강력히 설득한 측면이 많다.시진핑과 관계를 복원해 중국을 자신의 후원자로 삼아 대비 교섭카드로 쓰려는 김정은이 이를 못이기는 척 받아들인 것이다.

사실 북한 측은 이 시점에서 중국에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미 정상회담을 수용한 이후에도 '최대한의 압력'을 내세워 군사와 경제 양면에서 북한을 핵포기로 몰겠다는 자세를 멈추지 않았다.

북한으로선 미국과 정상회담을 향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서도 중국과 불편한 관계를 그대로 두는 것은 득책이 아닌 처지이다. 따라서 북미 정상회담이 불협화음으로 파열됐을 때, 북한은 중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보험'을 확보하려는 생각이다.

북한은 미국이 요구하는 핵 완전폐기에 응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강경자세를 확대하더라도 중국을 뒷배를 해서 미국과 교섭할 수 있는 여지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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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8/03/28 11:28:2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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