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틸러슨, 아베와 잇단 통화…'재팬 패싱' 달래기?

한국 대표단 백악관 발표 앞서 아베와 전화통화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재팬 패싱(Japan Passing)'을 우려하는 아베 신조 총리를 잇달아 달랬다. 그간 일본 언론들은 북미간 대화 조짐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한반도 문제에서 일본이 경시되는 것 아니냐는 '재팬 패싱'우려를 제기해왔다.

 8일(현지시간) 스티브 골드스타인 미 국무부 차관보는 AP통신 등에 "틸러슨 장관이 (한국 대표단의) 백악관 발표에 앞서 아베 총리 및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고 말했다.

 현재 에티오피아에 머물고 있는 틸러슨 장관은 아베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 만남 초청에 관해 설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했다. 더 이상의 핵 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영구적인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5월까지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의 발표 직후 아베 총리는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북한 문제를 놓고 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일본은 과거 북한과의 대화가 비핵화로 연결되지 않았다며 북미대화에 신중한 입장을 피력해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대화제의를 수락하면서 적잖이 당황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전화통화한 사실은 아베 총리의 발언을 통해 알려졌다.

 9일 오전 아베 총리는 정 실장의 발표 후 관저 앞에서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으며,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기 위해 최대한의 대북 압력을 유지한다는 두 정상의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과 미국의 긴밀한 연계와 함께 한미일, 또 국제사회가 고도의 압력을 지속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라며"(미국과 일본은) 핵 미사일의 완전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형태의 포기를 향해 북한이 구체적인 행동을 할 때까지 최대한 압력을 가하기로 했으며, 미일의 확고한 입장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일본은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100% 함께 한다"며 "이 점은 트럼프 대통령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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