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기승전 '일자리' 감성 터치 연설

기사등록 2017/06/12 15:28:55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했다. 2017.06.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추경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 파워포인트(PPT) 자료를 활용했다. 2017.06.12.  [email protected]

   文대통령, 안타까운 일자리 사연과 시각자료로 감성적 설득   국회의원들에게 "친근한 동료의식 갖고 있다" 동지애 강조

 【서울=뉴시스】 장윤희 기자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 여러분! 국민의 삶이 고단한 근본원인은 바로 일자리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면서 초지일관 '일자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 내내 열악한 일자리 현실을 드러내는 안타까운 사건을 차례로 소개하며 감성적 설득 전략을 취했다.

 문 대통령은 이력서 백장 쓰는 것이 기본인 구직 세태, 실직과 카드빚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청년, 인력 부족으로 과로사한 우체국 집배원 사건을 언급하면서 "일일이 말씀드리자면 끝이 없을 것"이라며 "이렇게 국민들의 고달픈 하루가 매일매일 계속되고 있다. 우리 정치의 책임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대통령은 연설을 하면서 국회 본회의장 양쪽 스크린에 시각 보조 자료를 띄워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한 일자리 현황판처럼 통계와 그래프를 나열하는 화면이 아니었다. 이날 선보인 발표 자료에는 장비가 부족해 손에 화상을 입은 소방관, 눈물을 흘리는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 물가가 올라 장바구니를 채우지 못하는 시민, 구조 현장에서 순직한 소방관 장례식장 사진 등이 화면 가득 채워져있었다. 이들 사진 위에는 '청년 네명중 한명 사실상 실업상태' '추경으로 청년일자리를 늘리겠습니다' 등의 문구가 흰글씨로 새겨져 진중한 분위기를 더했다.

 시각 보조자료를 활용한 것은 연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접근이다. 추경 메시지를 활자와 음성으로만 전하지 않고 시각적으로 풍부하게 전달하면서 추경 통과 의지를 명확히하겠다는 취지다. 감성적 사진과 문구로 설득력을 더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자료 화면에 감수성을 자극하는 사진과 문구가 많이 들어간 것도 이같은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시각 자료 활용에 대해 "국민들에게 추경 의미를 보다 쉽게 이해시켜 드리고, 추경이 국민들 삶에 직접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임을 전달하기에 최적의 방안이었다"며 "국회와 국민을 향한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 방식으로 이해해달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A4용지 16장 분량의 시정연설을 30여 분간 대화하듯이 말하면서 흔들림없이 연설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인선 이슈로 여야 갈등의 골이 깊어짐을 의식한듯 자신이 대통령이기 전에 동료란 점을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19대 국회 때 바로 이 자리에서 당대표 연설을 했다. 20대 국회에서 인사드리는 것은 처음이지만, 19대 국회에서 함께 활동했던 분들이 많아서 친근한 동료의식을 갖고 있다"고 동지애를 강조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추경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고있다. 2017.06.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국회에서 추경예산안 관련 시정연설을 했다.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하고있다. 2017.06.12. [email protected]

 이어 "역대 가장 빠른 시기의 시정연설이자 사상 최초의 추경시정연설이라고 들었다"고 자평한 뒤 "국회와 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치하고자하는 저의 노력으로 받아들여달라. 그러나 그보다 더 주목해주길 바라는 것은 일자리 추경의 절박성과 시급성"이라며 소통과 협치 차원에서의 추경안 의미도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 마무리에서도 국회 동료 의식을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함께 합시다. 마음 놓고 일하고 싶다는 국민들의 절박한 호소에 응답합시다"며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고통을 껴안읍시다. 일자리에서부터 국회와 정부가 협력하고, 야당과 여당이 협력하는 정치를 한다면 국민들께도 큰 위안이 될 것"이라고 추경이 정치쟁점이 아닌 국민을 위한 것임을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추경 이외 주제는 직접적으로 꺼내지 않았다.  다만 "조속히 국정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저와 정부도 국회를 존중하면서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협의해나가겠다. 감사하다"며 장관 후보자들의 청문회 채택 호소를 당부하는 듯한 메시지로 연설을 마무리해 관심을 모았다.

 한편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10대 공약 첫순위로 '일자리를 책임지는 대한민국'을 제시하며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선거 캠페인 기간 내내 강조해왔다.

 당시 문 대통령은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임기 5년간 21조원(연평균 4.2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시정연설에서 정부가 제출한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이 추경안 통과를 독려하기 위해 시정연설을 하는 것은 헌정 사상 사실상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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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6/12 15:28:5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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