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이 국과수 연구사 "다행이다. 조사단이 잘 조사했을 것"
【청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너무 오래 끌어왔는데, 사필귀정입니다."
충북 괴산군 중원대학교 이상주(64) 교수는 13일 문화재청이 서울 다보성고미술관 소장 고려금속활자를 '증도가자((證道歌字)'가 아니라고 최종 판결한 것과 관련해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는 이날 현존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1377년 제작)'보다 138년 이상 앞선 것으로 학계에 주목을 받았던 다보성 소장 고려금속활자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안건을 부결했다.
2010년 9월2일 발표 후 관련 학계 등을 중심으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 지 7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교수는 당시 한국서지학회장이었던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증도가자'라고 발표해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금속활자에 대해 꾸준히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금속활자 진위 판정이 너무 늦게 나왔다"며 "각 분야 전문가가 신속하게 결론을 내렸어야 함에도 서로 눈치 보고 체면 차리면서 너무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늦게나마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 다행이고 속이 후련하다"며 "학계와 한국사회가 반성하고 국민이 문화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안목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위·변조 등 문화재 범죄는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9월 남 교수는 다보성고미술관에서 '증도가자' 공개회를 열어 다보성 측이 소장한 고활자 100여 점 중 12점의 글자가 13세기 초 고려에서 금속활자 번각본(飜刻本)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찍을 때 사용한 활자가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번각본은 이미 만들어진 책을 목판에 뒤집어 붙이고 새겨 찍어낸 책이다.
남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이상주 중원대 교수가 가장 먼저 반론을 제기하면서 진위 논쟁에 불을 지폈다.
같은 해 9월7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서법적 분석을 통해 남 교수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교수는 "붓으로 글씨를 쓰는 방법인 운필법, 즉 서법을 중심으로 분석했다"며 남 교수가 보물 758호 '증도가'의 글자와 서체, 크기 등이 일치한다고 발표한 고려금속활자 12점 가운데 '明(명)', '善(선)', '所(소)', '平(평)', '於(어)' 등 5자에 대해 먼저 반론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들 5개 글자 모두 번각본 '증도가'와 남 교수가 발견했다는 '증도가자'와는 서법이 전혀 다르다. 글자 모양이 비슷하더라도 글씨를 써나가는 운필법이 완전히 다르다"며 "남 교수가 '증도가'를 찍은 13세기 고려시대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는 금속활자는 '증도가'를 인쇄한 실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와 이 교수의 진위 공방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관련 학계와 문화재 당국의 관심을 끌어 냈다.
진위 논쟁이 끊이질 않은 가운데 다보성 측은 2011년 10월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을 신청했으나, 2013년 2월 문화재위원회는 지정 추진을 보류했다.
이어 2015년 2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남 교수가 연구책임자인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조사를 의뢰해 고려금속활자 109개 중 62개가 '증도가자' 진품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같은 해 6월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진위 파악에 나선 가운데 10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강태이 공업연구사의 분석 결과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 연구사는 다보성 소유 금속활자와 함께 '증도가자'로 분류된 충북 청주 고인쇄박물관 소장 활자 7점을 대상으로 분광비교분석기와 X선 형광분석기, 3차원 스캐너 등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진위 공방은 가열했다.
문화재청은 논쟁이 확산하자 지난해 12월30일 극히 이례적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공개했다.
강 연구사는 동산문화재분과위의 결정과 관련해 "다행이다. 조사단에서 잘 조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010년 9월 발표 이후 전개된 진위 논쟁 일지.
▲2010. 9. 2 : 다보성고미술관 '증도가자' 공개회
【청주=뉴시스】강신욱 기자 = "너무 오래 끌어왔는데, 사필귀정입니다."
충북 괴산군 중원대학교 이상주(64) 교수는 13일 문화재청이 서울 다보성고미술관 소장 고려금속활자를 '증도가자((證道歌字)'가 아니라고 최종 판결한 것과 관련해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는 이날 현존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1377년 제작)'보다 138년 이상 앞선 것으로 학계에 주목을 받았던 다보성 소장 고려금속활자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안건을 부결했다.
2010년 9월2일 발표 후 관련 학계 등을 중심으로 격렬한 논쟁이 벌어진 지 7년 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 교수는 당시 한국서지학회장이었던 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가 '증도가자'라고 발표해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금속활자에 대해 꾸준히 '가짜'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금속활자 진위 판정이 너무 늦게 나왔다"며 "각 분야 전문가가 신속하게 결론을 내렸어야 함에도 서로 눈치 보고 체면 차리면서 너무 오래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늦게나마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 다행이고 속이 후련하다"며 "학계와 한국사회가 반성하고 국민이 문화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안목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위·변조 등 문화재 범죄는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9월 남 교수는 다보성고미술관에서 '증도가자' 공개회를 열어 다보성 측이 소장한 고활자 100여 점 중 12점의 글자가 13세기 초 고려에서 금속활자 번각본(飜刻本)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를 찍을 때 사용한 활자가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번각본은 이미 만들어진 책을 목판에 뒤집어 붙이고 새겨 찍어낸 책이다.
남 교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이상주 중원대 교수가 가장 먼저 반론을 제기하면서 진위 논쟁에 불을 지폈다.
같은 해 9월7일 뉴시스 인터뷰에서 서법적 분석을 통해 남 교수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 교수는 "붓으로 글씨를 쓰는 방법인 운필법, 즉 서법을 중심으로 분석했다"며 남 교수가 보물 758호 '증도가'의 글자와 서체, 크기 등이 일치한다고 발표한 고려금속활자 12점 가운데 '明(명)', '善(선)', '所(소)', '平(평)', '於(어)' 등 5자에 대해 먼저 반론을 제기했다.
이 교수는 "이들 5개 글자 모두 번각본 '증도가'와 남 교수가 발견했다는 '증도가자'와는 서법이 전혀 다르다. 글자 모양이 비슷하더라도 글씨를 써나가는 운필법이 완전히 다르다"며 "남 교수가 '증도가'를 찍은 13세기 고려시대 금속활자라고 주장하는 금속활자는 '증도가'를 인쇄한 실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와 이 교수의 진위 공방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면서 관련 학계와 문화재 당국의 관심을 끌어 냈다.
진위 논쟁이 끊이질 않은 가운데 다보성 측은 2011년 10월 '증도가자'의 보물 지정을 신청했으나, 2013년 2월 문화재위원회는 지정 추진을 보류했다.
이어 2015년 2월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남 교수가 연구책임자인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조사를 의뢰해 고려금속활자 109개 중 62개가 '증도가자' 진품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문화재청은 같은 해 6월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본격적인 진위 파악에 나선 가운데 10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강태이 공업연구사의 분석 결과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강 연구사는 다보성 소유 금속활자와 함께 '증도가자'로 분류된 충북 청주 고인쇄박물관 소장 활자 7점을 대상으로 분광비교분석기와 X선 형광분석기, 3차원 스캐너 등을 이용한 분석을 통해 가짜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진위 공방은 가열했다.
문화재청은 논쟁이 확산하자 지난해 12월30일 극히 이례적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공개했다.
강 연구사는 동산문화재분과위의 결정과 관련해 "다행이다. 조사단에서 잘 조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2010년 9월 발표 이후 전개된 진위 논쟁 일지.
▲2010. 9. 2 : 다보성고미술관 '증도가자' 공개회
▲2010. 9. 3~10.15 : 다보성고미술관 특별전시
▲2010. 9. 7 : 이상주 중원대 교수 서법적 분석 통해 반론 제기
▲2010. 9.10 : 이 교수 '증도가자≠번각본 증도가' 기자회견
▲2010.10.24. : 이 교수 2차 반론 제기
▲2010.11. 5 : 남 교수 한국서지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서 금속활자 먹 탄소연대 측정 근거로 1300년 직후 주장
▲2010.11.19. : 남 교수 서지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서 '동국이상국집'도 '증도가자'로 인쇄 주장
▲2011. 6.17 남 교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완 책임연구원 국제학술대회서 '증도가자'가 '직지'보다 138년 앞섰다고 재확인
▲2011. 9.20 : 문화재청 국정감사서 증도가자 문제 제기
▲2011.10. 6 : 증도가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
▲2011.10.28. : 국립문화재연구소 주관 증도가자 전문가 자문회의
▲2012. 2. 8 : 청주대 김성수 교수 국제학술회의서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상정고금예문', '동국이상국집' 증도가자로 인쇄 주장
▲2013. 7 : 다보성고미술관 금속활자 '증도가자' 유물 공개
▲2014. 6~12 :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 학계 전문가 의뢰
▲2015. 2 : 국립문화재연구소 경북대 산학협력단 조사 의뢰 결과 금속활자 109개 중 62개 '증도가자' 진품 확인
▲2015. 2.12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증도가자' 국가지정문화재 등록 여부 심의 예정
▲2015. 6. 4 : 동산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 1차 회의
▲2015. 10. 27 : 문화재청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 위작 관련 공식 입장 발표
▲2015. 10. 31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 위작 발표
▲2016. 12. 30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결과 공개
▲2017. 4. 13 :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 부의안건 부결
[email protected]
▲2010. 9. 7 : 이상주 중원대 교수 서법적 분석 통해 반론 제기
▲2010. 9.10 : 이 교수 '증도가자≠번각본 증도가' 기자회견
▲2010.10.24. : 이 교수 2차 반론 제기
▲2010.11. 5 : 남 교수 한국서지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서 금속활자 먹 탄소연대 측정 근거로 1300년 직후 주장
▲2010.11.19. : 남 교수 서지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서 '동국이상국집'도 '증도가자'로 인쇄 주장
▲2011. 6.17 남 교수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홍완 책임연구원 국제학술대회서 '증도가자'가 '직지'보다 138년 앞섰다고 재확인
▲2011. 9.20 : 문화재청 국정감사서 증도가자 문제 제기
▲2011.10. 6 : 증도가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
▲2011.10.28. : 국립문화재연구소 주관 증도가자 전문가 자문회의
▲2012. 2. 8 : 청주대 김성수 교수 국제학술회의서 '남명천화상송증도가', '상정고금예문', '동국이상국집' 증도가자로 인쇄 주장
▲2013. 7 : 다보성고미술관 금속활자 '증도가자' 유물 공개
▲2014. 6~12 :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 학계 전문가 의뢰
▲2015. 2 : 국립문화재연구소 경북대 산학협력단 조사 의뢰 결과 금속활자 109개 중 62개 '증도가자' 진품 확인
▲2015. 2.12 :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증도가자' 국가지정문화재 등록 여부 심의 예정
▲2015. 6. 4 : 동산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 1차 회의
▲2015. 10. 27 : 문화재청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 위작 관련 공식 입장 발표
▲2015. 10. 31 :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청주고인쇄박물관 소장 '증도가자' 위작 발표
▲2016. 12. 30 :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결과 공개
▲2017. 4. 13 : 문화재청 동산문화재분과위원회, 부의안건 부결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