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김정남이 대북 상납금 관련 문제로 암살됐다는 견해가 중국 등 외국에 거주하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 당국이 작년부터 외국에 거주하는 북한 사업가들에게 상납금 요구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초반에는 북한 사업가들이 돈 문제와 관련해 실종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동북부에서 활동하는 한 북한 당국자는 김정남 살해 직후인 이달 중순께 친하게 지내는 한 중국인에게 "우리나라(북한)가 (김정남을 살해) 했다고는 믿을 수 없다"고 전제한 후 "만일 그렇다면, 돈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다른 북중 무역관계자는 "작년 말께 조선노동당 관계자가 김정남에게 접촉해 충성금이라고 불리는 상납금을 낼 것을 요구했지만 김정남이 가타부타 답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정남의 이러한 대응이 북한에서 강한 비판의 대상이 됐을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평양 시내에 고층 아파트 건설 등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등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마카오와 유럽, 말레이시아를 거점으로 부동산투자 및 와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김정남에게 상납금을 요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편 또 다른 북중 무역관계자에 따르면, 김정남 사건이 발생하기 조금 전 중국 선양(瀋陽)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산하의 조선태권도위원회 관계자 남성과 그 가족이 모두 행방불명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조선태권도위원회 제7사범단 소속으로, 북중 사이의 체육교류 등을 추진해왔으며 외화벌이에도 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같은 시기에 베이징(北京) 인근에서 활동해온 북한 무역회사 대표 등 2명도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는 "이들 모두 돈을 둘러싼 마찰이 배경으로 알려졌다"며 "북한 당국은 외화벌이를 목적으로 외국에 보내는 노동자 및 스포츠, 예술관계자 등의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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