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9살 난민 소년, 생일 파티에 트럼프 초대

기사등록 2017/01/26 16:45:15

【서울=뉴시스】시리아 난민 소년 알리 하르바(9)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생일 파티에 초대했다. 하르바는 내전으로 아버지를 잃고 남은 가족들과 레바논 난민 정착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출처 :허핑턴포스트 캡처 > 2017.1.26.
【서울=뉴시스】시리아 난민 소년 알리 하르바(9)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생일 파티에 초대했다. 하르바는 내전으로 아버지를 잃고 남은 가족들과 레바논 난민 정착촌에서 생활하고 있다. <출처 :허핑턴포스트 캡처 > 2017.1.26.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9살난 시리아 난민 소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자신의 생일 파티에 초대했다. 

 시리아 난민 소년 알리 하르바는 25일(현지시간) 허핑턴포스트(HP)를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얼마 뒤 레바논의 한 난민 정착촌에서 열리는 자신의 생일 잔치에 미국 대통령을 초대한다고 밝혔다.

 하르바는 시리아 알쿠사이르 출신이다. 내전으로 4년 전 아버지를 잃은 뒤 남은 가족들과 함께 시리아를 떠났다. 아이는 전쟁으로 인한 충격으로 언어 장애를 앓고 있다. 

 하르바는 사실 미국 대통령이 누군지 알지 못한다. 당연히 트럼프가 신임 미국 대통령이라는 것도 모른다. 아이는 단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하기 위해 미국 대통령에게 영상 편지를 띄웠다.

 하르바는 "미국 대통령을 제가 사는 하얀색 텐트에서 열릴 생일 잔치에 초대합니다"라며 "제 초대가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똑같은 사람이라는 점을 기억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하르바는 "다른 나라 대통령들과 함께 와도 좋아요"라며 "미리 미안하단 얘기를 전하는데 캠프 안에 들어올 땐 조심해야 돼요. 바닥은 먼지와 돌, 진흙 천지거든요"라고 했다.

 이어 "우리집 마당은 당신의 커다란 정원처럼 아름답지 않아요"라며 "혹시 신발을 잃어버린다면 미안해요. 당신의 신발은 이 캠프에선 정말 값비싼 것이라 누가 훔쳐가 버릴지도 모르거든요"라고 설명했다.

 하르바는 "미안하지만 사탕이나 바베큐를 준비하지 못할 지도 몰라요"라며 "생일 파티인데도 촛불을 켜지 못하고 노래조차 부르지 못할지도 모르고요"라고 말했다.  

 하르바는 "전쟁이 우릴 이렇게 만들었어요. 당신의 침묵이 전쟁을 키웠고 저를 아프게 했어요"라며 "우리 나라를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저를 집에 돌려 보내주겠다고 약속해주면 안 될까요"라고 간곡히 청했다.

 어른이 되면 기자가 되는 게 하르바의 꿈이다. 현재 하르바는 레바논의 시민단체 '비욘드 센터'가 운영하는 '청년 언론인 클럽'이라는 단체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초강경 난민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그는 미국 내 시리아 난민 수용을 전면 중단하고 급진 이슬람 테러 방지를 위해 전 세계 무슬림에 대해 일시적인 입국 금지령을 내릴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1년 3월 발발한 시리아 사태는 올해로 6년째 지속되고 있다. 내전으로 시리아 인구 2300만 명 가운데 약 4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500만 명 이상이 인접국이나 유럽으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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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17/01/26 16:45:1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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