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팔 잃은 시리아 난민 소년의 꿈, 트럼프는 지켜줄까

기사등록 2017/01/03 13:00:00

【샤론=AP/뉴시스】시리아 내전으로 두 팔을 잃은 난민 소년 아흐마드 알칼라프가 지난 2016년 12월 10일 매사추세츠주 샤론에 있는 무슬림 어린이 캠프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다. 2015년 미국에 온 알칼라프의 올해 소원은 터키에 있는 어머니와 형제가 미국에 와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2017.01.03
【샤론=AP/뉴시스】시리아 내전으로 두 팔을 잃은 난민 소년 아흐마드 알칼라프가 지난 2016년 12월 10일 매사추세츠주 샤론에 있는 무슬림 어린이 캠프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다. 2015년 미국에 온 알칼라프의 올해 소원은 터키에 있는 어머니와 형제가 미국에 와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2017.01.03
【샤론=AP/뉴시스】이지예 기자 = "엄마도 여기 왔으면 좋겠어요. 엄마를 잃어버린 것 같은 느낌이에요. 너무 오랫동안 못 만났네요"

 시리아 내전으로 두 팔을 잃은 난민 소년 아흐마드 알칼라프(11)는 2년 전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 온 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축구와 수영도 배우고, 작년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년연설에 특별 손님으로 초청됐다. 그의 손이 되 줄 의수도 선물받았다.

 아흐마드는 연일 폭격이 이어지던 난민 캠프를 벗어나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마냥 행복하지 만은 않다. 그는 2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엄마를 꼭 데려오겠다며 "이 세상에선 무엇이든 가능해요. 스스로를 믿기만 하면 돼요"라고 웃었다.

 아흐마드는 2015년 6월 의료 비자를 받아 아버지와 함께 미국에 들어올 수 있었다. 이전까지 시리아 난민 캠프에서 가족들과 지낸 소년은 폭탄 테러로 두 팔과 형제 3명을 잃었다. 엄마와 다른 형제 4명은 터키 이스탄불에 머물고 있다.

 아흐마드 부자는 보스턴의 무슬림 가정에 번갈아가며 묵는 식으로 생활하고 있다. 아흐마드는 작년 가을엔 초등학교 4학년으로 입학했다. 선생님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아흐마드가 늘 활기찬 모습이라며 이해력이 빠르고 친화력도 좋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아흐마드의 아버지 디르감 알칼라프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반 난민 공약을 펼치기 시작하면 아들과 함께 또 다시 오갈데 없는 신세가 될까봐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즉시 시리아 난민 수용을 중단하겠다고 주장해 왔다. 그는 테러를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전 세계 무슬림의 미국 입국 금지를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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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론=AP/뉴시스】시리아 내전으로 두 팔을 잃은 난민 소년 아흐마드 알칼라프가 지난 2016년 12월 10일 매사추세츠주 샤론에 있는 무슬림 어린이 캠프에서 친구들과 놀고 있다. 2015년 미국에 온 알칼라프의 올해 소원은 터키에 있는 어머니와 형제가 미국에 와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2017.01.03
 디르감 알칼라프는 작년 7월 오바마 행정부로부터 취업 허가를 받아 사원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그(트럼프)가 옳은 일을 하길 기도할 뿐"이라며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든 난 긍정하겠다"고 말했다. 

 알칼라프는 터키 임시 체류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가족들이 있는 이스탄불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내전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시리아로 귀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는 "시리아에는 남은 것이 없다. 집은 무너졌고 정부는 우리를 체포하려 할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를 받아주지 않는다면 갈 곳이 없다"고 호소했다.

 아흐마드 부자를 돕고 있는 지역 주민 나빌 자랄은 "여기서 아무리 좋은 삶을 산다고 해도 부모 중 하나만 있는 상황은 행복하지 않다"며 "해결되지 않은 큰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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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팔 잃은 시리아 난민 소년의 꿈, 트럼프는 지켜줄까

기사등록 2017/01/03 13: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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