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시리아 난민 7세 소년, 터키서 4차례 진료 거부당한 후 숨져

기사등록 2017/01/05 17:28:48

【서울=뉴시스】터키에서 7세 시리아 소년이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 4곳에서 진찰을 거부당해 끝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현지 매체들이 4일 보도했다. 사진 오른쪽은 사망한 시리아 소년 알리 아흐메드(7)의 생전 모습. 왼쪽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알리의 아버지. 2017.1.5. <출처: 휴리야트 뉴스>
【서울=뉴시스】터키에서 7세 시리아 소년이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 4곳에서 진찰을 거부당해 끝내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현지 매체들이 4일 보도했다. 사진 오른쪽은 사망한 시리아 소년 알리 아흐메드(7)의 생전 모습. 왼쪽은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알리의 아버지. 2017.1.5. <출처: 휴리야트 뉴스>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터키에서 7세 시리아 소년이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병원 4곳에서 진찰을 거부당한 뒤 숨지는 일이 벌어져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4일(현지시간) 터키 매체 휴리예트 등에 따르면 남서부 안탈랴에서 시리아 소년 알리 아흐메드(7)가 고열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다. 알리는 의사를 만나지 조차 못하고 눈을 감았다.

 알리의 아버지 이제틴 아흐메드는 아이의 이마가 불덩이인 것을 발견하고 안탈랴의 한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병원 측은 이들이 신분증이 없는 시리아인으로 드러나자 진료를 거부했다.

 아흐메드는 알리를 안고 또 다른 병원으로 향했지만 똑같은 이유로 진료실 문턱에도 발을 들이지 못했다. 그 다음 방문한 병원도 한사코 고개를 가로저었다.

 네 번째로 찾은 병원에서마자 진료를 거부당하자 아흐메드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알리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튿 날 새벽 5시 눈을 떴을 때 아이의 몸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아흐메드는 지역 보건 당국에 연락을 취해 아들의 주검을 수습해 달라고 했다. 알리의 시신은 부검을 거친 뒤 한 공동 묘지에 매장됐다. 아흐메드는 진료를 거부한 병원들을 고소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이는 열이 심하게 났다. 절망적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다녔지만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누구도 우릴 받아주지 않았다"며 똑같은 일이 남은 두 아이들에게도 벌어질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난민 처지에 터키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일은 기대조차 하지 않는다며 "여기에 대해 불평불만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최소한 치료를 받을 수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터키 보건부는 성명을 내고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응급 환자의 경우 치료를 먼저 받고 신분증을 확인하는 게 맞는 절차라며 병원은 자국민 여부를 판별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시리아 난민 7세 소년, 터키서 4차례 진료 거부당한 후 숨져

기사등록 2017/01/05 17:28:48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