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알지만 모른척했던 그 절창 '재발견'

기사등록 2011/06/20 08:00:00

최종수정 2016/12/27 22:20:32

【서울=뉴시스】유상우 기자 = 가수 김범수(32)의 얼굴에서 웃음이 가실 줄 모른다. MBC TV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의 영향이다.

 '나가수'는 김범수가 다양한 매력을 한껏 드러낼 수 있도록 최고의 멍석을 깔아줬다. 시청자들은 여러 장르를 소화하며 무대를 장악하는 김범수의 열정에 매료된 상태다.

 징이 박힌 검은 가죽재킷, 흰색으로 연출한 앙드레김 스타일에 이르는 패션감각까지 뽐낸 김범수는 '비주얼 가수'라는 타이틀도 챙겼다. 가수 이소라가 "나가수의 비주얼 담당"이라고 소개할 정도였다.

 1999년 '얼굴없는 가수'로 데뷔한 뒤 외모 '탓'에 방송보다는 콘서트로 대중을 만나온 김범수에게는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사건'이다. '나가수'로 음악인생 2막의 꽃을 활짝 피우고 있다.

 물론, 실(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굳이 꼽자면 "스트레스라든가, 단축된 수명"이라고 너스레부터 떨었다. 이어 "많이 힘들고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또 힘들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결과물에 대한 보상이라 즐거움이 크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루머다. "나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었지만, 태풍의 눈에 있으면서 제 3자의 느낌으로 지켜보는 입장에서 가슴이 아팠다"며 "당사자들이 상처를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나가수' 경연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은 노래로 조관우의 '늪'을 지목했다. "늪은 사실 내가 생각해도 무리수였다"며 손사래를 쳤다. "다른 노래들은 내가 정말로 하고 싶었는데 늪은 편곡 때부터 답이 없어 지르는 것이 최선이었다. 아니면 기권하거나…. 하하. 음을 최대한 낮춰서 저음으로 부르는 것 외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분명 저음으로 부르면 떨어질 것 같았고, 떨어지지 않으려면 지르는 것 외엔 없지 않나 생각했다"며 "그땐 정말 간절했었다"고 고백했다.

 '늪'을 준비하면서 목에 무리가 왔다. "한 번도 불러 본 적 없는 음역대다. 리허설 때만 해도 그 음역대가 잘 안 나왔다"면서도 김범수는 '늪'을 완벽하게 해냈다. "정말 가성으로 예쁜 소리를 내는 사람은 조관우 선배밖에 없는 것 같다. 조관우 선배 아니고서는 그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무대에서는 원곡대로 안 돼 냅다 질렀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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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락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이제는 언제 떠나도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원년멤버 세 명(박정현·윤도현·김범수)이 남아있는데 모두 힘들어한다. 목소리도 많이 지쳐있고, 모두 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이제는 갈 때까지 가지 않았나"라고 여겼다. "그래도 모두들 하는 데까지 열심히 할 것 같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가장 뿌듯했던 무대는 남진의 '님과 함께'다. "님과함께 녹화 무대를 보면서 '저거, 나 맞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낼 수 있는 에너지가 있는데 그 한계를 넘어선 느낌이었다. '저것은 정말 미쳤구나'하고 놀랐다. 무대를 끝마치고 나서도 여한이 없었다. 몸이 다 풀릴 정도로 기분이 매우 좋았다. 관객들이 내 이름을 연호하는데 그 짜릿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었고, 공연장에서도 한 번도 느끼지 못한 쾌감이었다."

 옷은 직접 택한다. "다들 내가 어떤 의상을 고르든 '노'를 외친다. 유영진의 '그대의 향기' 때도 의상이 딱 두 개가 있었는데 일반 재킷과 징박힌 민소매 재킷이었다. 난 망설임 없이 '오! 이거'라며 징박힌 재킷을 골랐는데 다들 '범수야, 그것은 아니야'라고 반대했다"며 즐거워했다.

 "그들에게 '일단 나만 믿고 가자. 내가 하고 싶은 건 하고 가야겠다. 그리고는 장렬히 전사하겠다'고 말했다. 그랬는데 그게 먹혔다. 그러다보니 점점 과감해진 것이고 무대가 계속 될수록 자신감도 붙었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위트 있는 모습이나 R&B, 헤비메틀 느낌, 앙드레김 패션의상…. 내가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다 보여준 것 같아 여한이 없다."

 '나가수'에서 하차하고 싶었던 순간은 "한 달 결방할 때"다. "내가 빠질 수 있는 유일한 기회였고, 백지영 누나가 그 기회를 잘 잡아서 빠졌다. 그런데 주변에서 반대가 심했다. 특히 김제동이 계속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끝까지 해보자고 다짐했다."

 '나가수' 이후 치솟은 인기 덕에 몸살도 앓고 있다. "예전에는 쇼핑센터나 극장, 놀이공원 같이 사람들 이 많은 곳을 자유스럽게 다녔는데 이제는 가지 못할 정도다." 허무한 마음도 없잖다. "신인도 아닌데 마치 신인처럼 '저런 가수가 있었구나'라고 하면 그동안 내가 활동해왔던 것에 대한 허무함이 생긴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나 김범수는 새로운 세상을 봤다. "예전에는 예능프로그램이 음악에 무슨 도움이 될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망가지지 않는 선 안에서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야 내 음악을 들어줄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이니까, 나가수는 어떻게 보면 내 음악인생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고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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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그만 둘 경우, 대신 출연하기를 바라는 가수는 그룹 '포맨'의 신용재와 케이윌이다. "오래된 가수는 아니지만 이런 가수도 있다고 딱 보여주면 선배들도 긴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선배들이 후배를 긴장시켰는데, 진정 차세대 보컬리스트들이 한 번씩 들어와 줘야 그 친구들도 재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생기고 더 많은 것들을 보여줄 수 있다고 본다. 다양한 장르도 시도할 수 있고."

 김범수는 최근 7집  '솔리스타(SOLISTA)' 파트2 '끝사랑'을 내놨다. 지난해 9월 발표한 파트1 '지나간다' 이후 9개월만이다. 타이틀곡 '끝사랑'은 김범수의 히트곡 '보고 싶다'를 만든 작곡가 윤일상과 작사가 윤사라가 8년 만에 뭉쳐 작업한 노래다.

 "8년 전에는 내가 어렸을 때여서 그들과 사랑이나 인생을 논할 만큼 공통분모가 없었다. 그저 곡을 의뢰해 받고, 또 열심히 노래하는 가수와 작곡가의 만남일 뿐이었다. 이제는 윤사라, 윤일상과 인간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그런 관계가 됐다"며 음악 안팎으로 성숙, 업그레이드 됐다.   

 음반에는 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과 함께 노래한 '달라', 휘성과 작업한 '마이 베이비', 박선주가 선물한 '기억을 걷다' 등이 들어있다. "휘성은 자기 작업실에서 녹음하며 신경을 써줬다. 태연과는 뭘 해도 이슈가 되는 것 같다. 태연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 듀엣을 제안했는데 흔쾌히 응하더라"며 고마워했다.

 김범수는 8월부터 전국 투어 콘서트를 펼친다. 7집 수록곡과 '나가수'를 통해 들려준 곡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것저것 다 떠나서 늪을 다시 부른다고 생각하니 무섭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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