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길에 서 있던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고 도망간 20대 남성이 신고를 받고 꼼꼼하게 수색한 여경에게 덜미를 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 낙성대지구대의 권수경 경사는 6일 오전 1시55분께 "관악구 행운동인데 한 남자가 오전 1시45분께 엉덩이를 만지고 도망갔다"는 A(19)씨의 신고를 받고 곧바로 출동했다.
권 경사는 성추행을 당한 뒤 두려움 탓에 온 몸이 얼어 그 자리에 서 있던 A씨로부터 성추행을 저지른 남성이 20m 거리의 다세대 주택으로 들어갔으며, 자동 센서가 부착된 불이 3층까지만 켜졌다는 사실을 들었다.
이에 권 경사는 각 층에 9가구가 있는 건물의 2층부터 불빛이 새어나오는 집이 있는지, TV 소리가 들리는 집이 있는지 샅샅이 수색했다.
2층을 모두 살피고 3층으로 올라간 권 경사는 방문한 사람이 있어 문이 열린 한 집의 남성이 A가 묘사한 인상착의와 맞아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멀리서 이를 확인한 권 경사는 해당 가구의 문을 두드렸는데 문을 열고 나온 남성이 흰색 상의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 A씨가 묘사한 범인의 인상착의와 똑같았다.
권 경사가 "여자 분의 엉덩이를 만지지 않았냐"고 묻자 유모(20)씨는 아니라고 딱 잡아떼면서 문을 닫으려했다.
권 경사는 유씨가 문을 닫지 못하도록 발로 막으면서 같은 층 복도 끝에 있던 A씨를 급히 불러 유씨가 범인이 맞는지 확인하도록 했다.
A씨는 범인이 맞다며 고개를 끄덕였고, 권 경사는 즉시 유씨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유씨는 낙성대지구대로 가 조사를 받는 중에도 범행을 부인하다가 A씨가 자리를 뜨자 다른 경찰관에게 "자신이 A씨의 엉덩이를 만진 것이 맞다"고 실토했다.
관악경찰서는 유씨를 불구속입건해 수사 중이다.
권 경사는 "유씨가 검거 당시 술에 약간 취해있는 상태였다"며 "처음에 범행을 부인하다가 A씨가 피해자 조사실로 가자 다른 직원에게 범행을 시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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