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 자택에서 숨져…1940년생
알츠하이머·루이소체 치매 등 투병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영화 '엑스맨' 시리즈의 자비에 교수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 명배우 패트릭 스튜어트(Patrick Stewart·86)가 세상을 떠났다. 스튜어트 측은 29일(현지 시각) 스튜어트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집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그는 알츠하이머·루이소체치매 투병해왔다.
스튜어드 대변인은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내고 "그의 울림 있는 목소리와 독보적인 재능은 모든 장르를 아우르는 잊을 수 없는 연기의 대명사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적 엄밀함 속에서 인간의 조건에 관한 깊은 탐구를 이어갔으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아득한 영역 뿐만 아니라 스타쉽 엔터프라이즈호를 타고 스페이스 오페라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종착지를 향해 나아가며 희망을 전했다"고 했다.
또 "그의 성과는 인권, 가정폭력 피해자, 글로벌 난민, 퇴역 군인의 정신건강 서비스, 그리고 그가 유독 애정을 쏟았던 임시보호 핏불 테리어 등 동물 복지를 위한 자선 활동 및 사회운동과 겸손하게 궤를 함께했다"며 "그는 기사이자 대학 총장이었으며, 모터스포츠 마니아였고, 평생에 걸친 허더즈필드타운 FC의 열렬한 팬이었다. 예술과 삶 전반에서 매 역할마다 그가 보여준 품격과 공감, 인류애는 오래도록 기억될 거다"고 말했다.

스튜어트는 영국 연극을 대표하는 배우 중 한 명이자 SF아이콘이었다. SF 캐릭터에 셰익스피어적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한 스타 배우이기도 했다.
1940년생인 스튜어트는 18살에 브리스톨올드빅연극학교에 입학하면서 배우가 됐다.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주로 연극 무대에서 활약했다. 종종 TV시리즈나 영화에 출연한 적도 있으나 사실상 '무명의 셰익스피어 배우'에 가까웠다. 실제로 그는 영국 로열셰익스피어극단 핵심 멤버였다.
스튜어트가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1987년 미국 TV시리즈 '스타트렉:넥스트 제너레이션'에 출연하면서부터다. 이 작품에서 그는 '장 뤼크 피카드' 역을 맡아 1994년까지 7개 시즌에 출연, 할리우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스튜어트 연기에 대해 "엄격하면서도 공정한 권위와 진지한 애티튜드로 피카드 선장을 이 작품의 도덕적 중심축으로 만들었다. 작품이 조잡해지거나 저열해지는 것을 막았다"고 평했다.
스튜어트는 2000년 영화 '엑스맨'에 출연하며 또 한 번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그는 '엑스맨2' '엑스맨:최후의 전쟁' '엑스맨 탄생:울버린' '더 울버린' '엑스맨:데이 오브 퓨처 패스트' 등에서 자비에 교수 역을 맡아 이 시리즈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며 연기 경력을 대표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TV시리즈·영화에 출연하면서도 계속 연극을 했다. '템페스트' '오셀로' '맥세브' 등 고전 연극 연기에 천착해온 그는 2008년 데이비드 테넌트가 주연한 연극 '햄릿'에서 클로디어스 역을 맡아 영국 최고 권위 연극상인 올리비에상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스튜어트는 앞서 1979년에도 연극 '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로 같은 상을 받았었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자비에 교수의 맞수 '매그니토'를 연기한 이언 매켈런과는 '고도를 기다리며' '자기만의 방' 등 연극을 함께하기도 했다. 2010년엔 영국 문화계에 기여한 공을 인정 받아 기사 작위를 받았다.
유작은 오는 12월 개봉하는 '어벤져스:둠스데이'다. 이 작품에서도 스튜어트는 자비에 교수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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