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의 콘서트 성료…23~25일 블루스퀘어 공연 리뷰
추억의 박제 넘어 현재의 호흡으로
불안과 굴곡을 딛고 벼려낸 노래의 지층
![[서울=뉴시스] 이승기. (사진 = DCI. 제공) 2026.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6/NISI20261026_0002273319_web.jpg?rnd=20261026080327)
[서울=뉴시스] 이승기. (사진 = DCI. 제공) 2026.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무대 위에 홀로 선 남자는 비로소 자신의 본령(本領)과 마주하고 있었다. 숱한 카메라 렌즈와 예능물의 유쾌한 소음, 드라마의 각본 속에 머물렀던 시간들을 지나 그가 가장 온전히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는 자리. 마이크를 쥐고 숨을 고르는 순간, 오랜 공백은 결핍이 아니라 단단하게 벼려진 노래의 지층이었음을 증명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지난 23~25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우리WON뱅킹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2026 이승기 콘서트 '기승전 : 락(樂)''은 단순한 공연 그 이상이었다. 팬미팅이나 축약된 투어가 아닌, 정식 단독 콘서트로 관객을 마주한 것은 무려 13년 만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나는 가수다'라는 선언을 명확하게 한 이승기는 삶의 굴곡을 지나 다시 마이크 앞에 선 보컬리스트로서의 '싱어게인(Singer Gain)'을 처연하면서도 뜨겁게 완성해냈다.
공연 타이틀 '기승전 : 락(樂)'은 다층적인 은유를 품는다. 이야기의 흐름을 짚어가는 '기승전'에 음악의 '락(樂)', 그리고 그가 소년 시절부터 품어왔던 밴드 사운드의 정체성인 '록(Rock)'이 교차한다. 단 3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번 공연에 대해 이승기는 공연 두 번째 날인 24일 "본격적인 단독 콘서트를 하는 게 13년 만이라 어제는 긴장해서 말이 두서없이 많았는데, 오늘은 컴팩트하게 음악에 집중하려 한다"며 객석을 둘러봤다.
이어 "가수로 데뷔했으나 다른 활동을 많이 하면서 비어 있던 가수로서의 모습을 채우기 위해 5~6년 전부터 꾸준히 노래하는 자리를 만들어왔어요. 그 시간에 대해 관객분들이 화답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벅찬 소회를 전했다.
공연 전반부는 미완의 청춘이었던 1집의 록 사운드로 거슬러 올라갔다. 첫 곡 '나방의 꿈'과 '여행 가는 길'은 20여 년의 세월을 건너와 비로소 온전한 빛을 발했다. 이승기는 "당시 앨범 베이스가 록이었지만, '내 여자라니까'가 타이틀이 되면서 록의 정체성보다는 당돌한 고교생의 발라드로 인사드렸었다"며 "20여 년 만에 다시 부르는 '나방의 꿈' 가사가 이렇게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곡이었는지 새삼 느낀다"고 털어놨다. 풋풋한 반항이었던 음색에는 삶의 부침을 건너온 자만이 지닐 수 있는 쓸쓸한 깊이가 덧대어져 있었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지난 23~25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우리WON뱅킹홀에서 연 단독 콘서트 '2026 이승기 콘서트 '기승전 : 락(樂)''은 단순한 공연 그 이상이었다. 팬미팅이나 축약된 투어가 아닌, 정식 단독 콘서트로 관객을 마주한 것은 무려 13년 만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나는 가수다'라는 선언을 명확하게 한 이승기는 삶의 굴곡을 지나 다시 마이크 앞에 선 보컬리스트로서의 '싱어게인(Singer Gain)'을 처연하면서도 뜨겁게 완성해냈다.
공연 타이틀 '기승전 : 락(樂)'은 다층적인 은유를 품는다. 이야기의 흐름을 짚어가는 '기승전'에 음악의 '락(樂)', 그리고 그가 소년 시절부터 품어왔던 밴드 사운드의 정체성인 '록(Rock)'이 교차한다. 단 3분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한 이번 공연에 대해 이승기는 공연 두 번째 날인 24일 "본격적인 단독 콘서트를 하는 게 13년 만이라 어제는 긴장해서 말이 두서없이 많았는데, 오늘은 컴팩트하게 음악에 집중하려 한다"며 객석을 둘러봤다.
이어 "가수로 데뷔했으나 다른 활동을 많이 하면서 비어 있던 가수로서의 모습을 채우기 위해 5~6년 전부터 꾸준히 노래하는 자리를 만들어왔어요. 그 시간에 대해 관객분들이 화답해 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며 벅찬 소회를 전했다.
공연 전반부는 미완의 청춘이었던 1집의 록 사운드로 거슬러 올라갔다. 첫 곡 '나방의 꿈'과 '여행 가는 길'은 20여 년의 세월을 건너와 비로소 온전한 빛을 발했다. 이승기는 "당시 앨범 베이스가 록이었지만, '내 여자라니까'가 타이틀이 되면서 록의 정체성보다는 당돌한 고교생의 발라드로 인사드렸었다"며 "20여 년 만에 다시 부르는 '나방의 꿈' 가사가 이렇게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곡이었는지 새삼 느낀다"고 털어놨다. 풋풋한 반항이었던 음색에는 삶의 부침을 건너온 자만이 지닐 수 있는 쓸쓸한 깊이가 덧대어져 있었다.
![[서울=뉴시스] 이승기. (사진 = DCI. 제공) 2026.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6/NISI20261026_0002273314_web.jpg?rnd=20261026080225)
[서울=뉴시스] 이승기. (사진 = DCI. 제공) 2026.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기억의 복원은 리메이크와 숨은 명곡들로 확장됐다. 감정의 진폭을 일깨워줬던 리메이크곡인 여성 듀오 '애즈원'의 '원하고 원망하죠'에 대해선 "원곡 가수 선배님 중 한 분(이민)이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무대에서 꼭 들려드리고 싶었던 곡"이라며 경건한 추모의 마음을 얹었다. 2집 수록곡 '외쳐본다', 2007년 발표한 3집 타이틀곡 '착한 거짓말', 2집 '하기 힘든 말'이 이어지며 한 시절을 통과한 노래들의 에이징(aging)을 증명했다.
이승기는 "당시 빅뱅의 '거짓말'이 큰 사랑을 받았는데, 거짓말을 하려면 시원하게 쳤어야지 어설프게 '착한 거짓말'을 했다가 밀렸던 기억이 있다"며 특유의 유쾌한 자조로 웃음을 안기면서도, "20년이 지난 지금 부르니 훨씬 더 깊어진 느낌"이라고 짚었다. 오랜 밴드 마스터 이병호(캡틴플래닛)의 편곡은 과거의 멜로디에 현대적인 호흡을 불어넣었다.
그의 히트곡 '삭제'가 울려 퍼질 때 객석은 집단적 기억을 소환했다. 이승기는 코미디언 이수근과의 일화를 전하며 "우리는 늘 추억을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방에서 나 혼자만의 기억이 아니라, 지난 20여 년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 온 추억이 많다는 사실이 참 감사한 보험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가슴앓이를 대변했던 '삭제'의 멜로디는 객석의 시간과 무대의 시간을 하나로 묶어냈다.
2부는 음악을 향한 실존적 고뇌와 위로의 자리였다. 7집 수록곡 '소년, 길을 걷다'(넬 김종완 작곡)는 그의 내면을 고스란히 비췄다. "20년 가까이 활동했음에도 여전히 불안하고,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던 고백은 노래의 서사와 겹쳐지며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이어 에피톤 프로젝트와 호흡을 맞췄던 '되돌리다', 노리플라이 권순관이 쓴 '사랑'을 부르며 서정적 인디 팝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날 공연의 결정적 순간 중 하나는 1집 수록곡이자 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박재상)가 리메이크했던 '아버지'였다. 과거 음악 프로그램에서 싸이의 '연예인'을 불러 빚어진 '불경 랩' 흑역사를 유쾌하게 언급하며 분위기를 푼 그는 "남자들은 세상 밖에서 고군분투하면서도 누구에게도 쉽게 위로받지 못한다. 친구를 만나도 그저 묻어두기 십상"이라며 "오늘만큼은 객석에 계신 가장인 아버님들이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관객들과 함께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를 외친 합창은 고단한 삶의 어깨를 토닥이는 따뜻한 연대의 의식이었다.
이승기는 "당시 빅뱅의 '거짓말'이 큰 사랑을 받았는데, 거짓말을 하려면 시원하게 쳤어야지 어설프게 '착한 거짓말'을 했다가 밀렸던 기억이 있다"며 특유의 유쾌한 자조로 웃음을 안기면서도, "20년이 지난 지금 부르니 훨씬 더 깊어진 느낌"이라고 짚었다. 오랜 밴드 마스터 이병호(캡틴플래닛)의 편곡은 과거의 멜로디에 현대적인 호흡을 불어넣었다.
그의 히트곡 '삭제'가 울려 퍼질 때 객석은 집단적 기억을 소환했다. 이승기는 코미디언 이수근과의 일화를 전하며 "우리는 늘 추억을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방에서 나 혼자만의 기억이 아니라, 지난 20여 년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해 온 추억이 많다는 사실이 참 감사한 보험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누군가의 가슴앓이를 대변했던 '삭제'의 멜로디는 객석의 시간과 무대의 시간을 하나로 묶어냈다.
2부는 음악을 향한 실존적 고뇌와 위로의 자리였다. 7집 수록곡 '소년, 길을 걷다'(넬 김종완 작곡)는 그의 내면을 고스란히 비췄다. "20년 가까이 활동했음에도 여전히 불안하고,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던 고백은 노래의 서사와 겹쳐지며 묵직한 울림을 남겼다. 이어 에피톤 프로젝트와 호흡을 맞췄던 '되돌리다', 노리플라이 권순관이 쓴 '사랑'을 부르며 서정적 인디 팝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날 공연의 결정적 순간 중 하나는 1집 수록곡이자 가수 겸 프로듀서 싸이(박재상)가 리메이크했던 '아버지'였다. 과거 음악 프로그램에서 싸이의 '연예인'을 불러 빚어진 '불경 랩' 흑역사를 유쾌하게 언급하며 분위기를 푼 그는 "남자들은 세상 밖에서 고군분투하면서도 누구에게도 쉽게 위로받지 못한다. 친구를 만나도 그저 묻어두기 십상"이라며 "오늘만큼은 객석에 계신 가장인 아버님들이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관객들과 함께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를 외친 합창은 고단한 삶의 어깨를 토닥이는 따뜻한 연대의 의식이었다.
![[서울=뉴시스] 이승기. (사진 = DCI. 제공) 2026.10.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10/26/NISI20261026_0002273315_web.jpg?rnd=20261026080248)
[서울=뉴시스] 이승기. (사진 = DCI. 제공) 2026.10.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어 2020년 SBS TV 예능물 '집사부일체'를 통해 보컬리스트 이승기의 존재감을 대중에게 강렬하게 각인시켰던 커버곡인 김경호 '금지된 사랑'이 터져 나왔다. 거친 호흡과 폭발적인 고음은 예능인이라는 외피 뒤에 가려져 있던 그의 가창력이 얼마나 견고한가를 다시금 확인시키는 순간이었다.
후반부로 접어들며 공연은 그가 나아갈 음악적 방향성을 선명히 드러냈다. 캡틴플래닛과 함께 빚어낸 감성적인 팝 '굿바이(Goodbye)'와 '너의 곁에 내가'는 보컬리스트로서 그가 구축하고자 하는 새로운 미학의 출발점이었다. 이승기는 '너의 곁에 내가'를 두고 "앞으로 이런 결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라고 정의했다.
피아노 최수지(캡틴플래닛), 기타 이병호, 베이스 김조영, 드럼 김준호 등 밴드 세션의 응집력 있는 연주가 절정에 달하자, 객석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마일 보이(Smile Boy)', '질풍가도', 그리고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로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는 고강도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에너지로 홀을 가득 채웠다.
노래는 지나간 시절을 박제하는 유물이 아니라, 상처와 시간의 더께를 딛고 다시 피어나는 현재진행형의 호흡이다. 공연 중간 VCR을 통해 이승기의 음악과 삶을 돌아본 윤종신, FT아일랜드 이홍기, 김이나 등도 그걸 증언했다. 13년 만에 자신의 진짜 자리로 돌아온 이승기는 추억의 품에 안주하지 않았다. 불안과 방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장의 고단함과 청춘의 잔상을 끌어안은 채 그는 다시 노래하는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었다. 기승전(起承轉)의 우여곡절을 건너 마침내 도달한 음악(樂)의 자리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후반부로 접어들며 공연은 그가 나아갈 음악적 방향성을 선명히 드러냈다. 캡틴플래닛과 함께 빚어낸 감성적인 팝 '굿바이(Goodbye)'와 '너의 곁에 내가'는 보컬리스트로서 그가 구축하고자 하는 새로운 미학의 출발점이었다. 이승기는 '너의 곁에 내가'를 두고 "앞으로 이런 결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라고 정의했다.
피아노 최수지(캡틴플래닛), 기타 이병호, 베이스 김조영, 드럼 김준호 등 밴드 세션의 응집력 있는 연주가 절정에 달하자, 객석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스마일 보이(Smile Boy)', '질풍가도', 그리고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로 이어지는 앙코르 무대는 고강도 록 페스티벌을 방불케 하는 에너지로 홀을 가득 채웠다.
노래는 지나간 시절을 박제하는 유물이 아니라, 상처와 시간의 더께를 딛고 다시 피어나는 현재진행형의 호흡이다. 공연 중간 VCR을 통해 이승기의 음악과 삶을 돌아본 윤종신, FT아일랜드 이홍기, 김이나 등도 그걸 증언했다. 13년 만에 자신의 진짜 자리로 돌아온 이승기는 추억의 품에 안주하지 않았다. 불안과 방황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가장의 고단함과 청춘의 잔상을 끌어안은 채 그는 다시 노래하는 사람으로 굳건히 서 있었다. 기승전(起承轉)의 우여곡절을 건너 마침내 도달한 음악(樂)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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