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시장 충격 고려해 여론 수렴 입장…신중론으로 선회
세제개편 심사 앞두고 관심 커져…일각에선 조세행정 신뢰 우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형일(왼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권대영 1차관이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국세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6.10.22.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2/NISI20261022_0021499668_web.jpg?rnd=20261022113343)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형일(왼쪽)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권대영 1차관이 지난 22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기획위원회의 재정경제부, 국가데이터처, 국세청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6.10.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과세 제도가 다시 한 번 유예 기로에 섰다. 정기국회 국정감사를 거치며 정치권과 정부가 제도적 미비점과 시장의 부작용을 고려해 신중한 접근을 시사하면서, 사실상 네 번째 유예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23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올해 세제개편안을 심사할 국회 조세소위원회를 목전에 두고,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된 정부와 여당의 기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상 가상자산 소득 과세는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며, 연간 이익 중 기본공제액 25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에 따른 첫 신고 및 납부는 2028년 5월에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20년 12월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며 2022년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시행을 예고했으나, 과세 체계와 투자자 보호 장치 미비를 이유로 이미 세 차례 유예된 바 있다. 현행법이 동일 과세 기간 내 손익 통산은 허용하고 있지만, 한 해 발생한 손실을 다음 해 이후 이익에서 공제하는 이월공제는 허용되지 않아 제도가 실제 담세력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어 온 탓이다.
업계 역시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디지털자산기본법(2단계법)'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금부터 매길 경우 대규모 투자자 이탈 등 부작용을 우려해왔다. 이들은 스테이킹, 디파이(탈중앙화금융) 등 시장에 다양한 거래 방식이 활성화돼 있는 만큼, 명확한 법적 기준을 다듬은 뒤 과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내년 시행을 강행하겠다는 기조를 내비쳐왔으나, 최근 국감 등을 거치며 정치권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는 상황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2일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상자산 과세와 관련해 연내 매듭을 지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날 국회를 찾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최종 점검을 하고 결론을 내자"며 과세 시행 여부 및 제도 보완 방향에 대한 집중 논의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2.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10/22/NISI20261022_0021499968_web.jpg?rnd=20261022122833)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10.22. [email protected]
정부 측 입장도 미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달 인사청문회 당시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으나, 최근 국감에서는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한층 폭넓게 수렴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로 선회했다. 여기에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여러 가지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과세 유예 및 보완에 무게를 싣는 발언을 더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대내외적 경제 환경과 청년층의 여론을 고려해 사실상 과세를 유예하는 쪽으로 입장을 조정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는 이 같은 정책 기류 변화에 일단 안도하면서도, 정치권의 논의 과정을 신중히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청년 투자자들의 목소리와 제도적 미비점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신중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충분한 인프라와 보완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과세가 시행될 경우 시장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을 차분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세 행정의 신뢰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세금 부과 시점을 거듭 미루는 것이 자칫 조세 형평성 제고 노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범여권 일각에서도 과세 유예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는가 하면, 학계에서는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이 이미 가상자산 과세 제도를 정착시켜 운영 중인 만큼 정치권의 이해득실을 떠나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미국과 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 제도를 정착시켜 운영 중이다. 미국의 경우 포괄주의 과세 원칙에 따라 별도의 특별 입법 없이 가상자산 양도 시 자본이득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영국 역시 기존 자본이득세 틀 안에서 세금을 매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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