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천호성 전북교육감 입건 전 조사 진행 중
언론 보도 통해 "선거 전 5억 필요" 녹취 공개
정치자금법 위반 성립하려면 수수 행위 요구돼
수사 별개로 '청렴' 강조 교육감 도덕성 크게 훼손
![[전주=뉴시스] 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6/NISI20260706_0002178892_web.jpg?rnd=20260706123333)
[전주=뉴시스] 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천호성 전북특별자치도교육감이 "선거 전 5억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며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에 휩싸이자 경찰이 입건 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입증되려면 실질적인 증거가 필요한만큼 경찰은 물증 확보를 위해 수사력을 모으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범죄 성립 여부와 별개로 전북 교육 수장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예비후보 등록 전 5억 필요"…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휩싸인 전북교육감
지난달 KBS는 천 교육감의 선거 캠프 핵심 관계자를 통해 "천 교육감이 지방선거 이전 최측근에게 선거를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녹취록을 확보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녹취록에서 천 교육감은 자신의 측근에게 "서거석 (전 전북교육감) 재판 결과 나오고… 딱 정리한 게 뭐냐면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2월3일 전까지 5억이 필요해"라며 "문자랑 현수막(플랜카드)만 거의 1억원 들어. 네가 베팅한 만큼 내가 교육감 되면 합법적으로 해결해 줄 테니까"라고 말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발언 외 실제 돈 오갔다는 '물증' 필요해
그러나 천 교육감의 발언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되려면 녹취록 외 실제로 부정한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약속·요구 행위만으로도 처벌 가능한 뇌물수수, 공직선거법 위반(매수 및 이해유도) 등 혐의와 달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려면 실제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행위를 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법조계에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외에도 천 교육감의 발언 자체만을 두고 처벌하기도 어렵다는 의견이다. 공무원이 될 자의 뇌물죄를 처벌하는 사전뇌물수수 혐의를 적용하려 해도 선출직 공무원 후보 신분을 '공무원이 될 자'로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내 한 변호사는 "선출직 공무원이란 단어를 두고 단순히 후보 신분 내지 출마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이를 사전수뢰 조항의 '공무원이 될 자'라고 보긴 어렵다"며 "'공무원 시험에 붙어서 곧 공무원이 된다' 정도여야지, 선출직 공무원 후보자는 선거에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사전수뢰 혐의를 적용하긴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현재 단계에서 어떤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어떤 죄가 성립한다는 말은 할 수 없다"며 "지금 단계에서 무언가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는 단계인만큼 현 단계에서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답했다.
처벌 별개로 '청렴 강조' 이미지 훼손…교원단체 "엄중 수사를"
세 번의 도전 끝에 교육감을 거머쥔 천 교육감은 선거마다 청렴을 강조하며 전북 교육의 신뢰 회복을 주된 가치로 내걸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에 더해 이번 '선거 전 5억 발언'은 그가 강조했던 발언과 완전히 반대되는 행위로 볼 수 밖에 없다.
교원단체도 수사기관의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 전북교사노동조합,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일제히 논평·성명을 내고 녹취록 내 발언에 대한 천 교육감의 책임있는 설명과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교육감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 없이 "불법 행위가 없었다"는 말 하나만을 남긴 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교육정책보다 관련 의혹에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이유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시민단체는 천 교육감의 태도를 지적하며 "수사와 별개로 책임있는 사과를 보이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창엽 전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사실관계 확인과 그것이 범죄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경찰의 일이지만, 녹취록에 나온 본인의 발언에 대해선 도민들에게 명확한 설명과 해명이 있어야 한다"며 "누가 봐도 적절치 않은 언사에 대해서 본인이 도덕적 책임을 지고 설명과 사과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천 교육감은 지금의 문제를 회피하고 시간만 지나면 해결되는 것처럼 느끼는게 아니냐 싶은데, 그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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