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하니시섬 등 거점 추가 점령
"사우디, 미온적 트럼프에 좌절 중"
"전면전시 美 개입 불가피" 전망도
![[둔베그=AP/뉴시스]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가 홍해에서 빠르게 세력권을 넓혀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연일 중립적인 메시지를 내며 거리를 두고 있다. 사진은 13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둔베그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2026.09.15.](https://img1.newsis.com/2026/09/13/NISI20260913_0001576649_web.jpg?rnd=20260913230441)
[둔베그=AP/뉴시스]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가 홍해에서 빠르게 세력권을 넓혀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연일 중립적인 메시지를 내며 거리를 두고 있다. 사진은 13일(현지 시간) 아일랜드 둔베그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 2026.09.1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예멘 친(親)이란 무장 세력 후티가 홍해에서 빠르게 세력권을 넓혀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연일 중립적인 메시지를 내며 거리를 두고 있다.
아나돌루통신 등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합동기지에서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그리고 역내 다른 국가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후티 측과도 직접 대화를 진행해왔기 때문에 실제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고 역동적이지만, 계속 주시하면서 미국의 국익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후티가 예멘 서부 모카항과 바브엘만데브 해협 거점 페림섬에 이어 해협 북쪽의 그레이터·레서 하니시섬까지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사우디·후티 양측과 대화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두 차례 전화해 요청한 미군 후티 공습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에도 "후티가 우리에게 전화했고, 그들은 우리와 싸우고 싶어하지 않고 수로 통항 선박 대다수의 운항을 허용하고 있다"며 "모든 일이 아주 잘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후티 고위 당국자 무함마드 알부카이티는 "우리는 트럼프에게 연락하지도, 우리를 공격하지 말라고 요청하지도 않았다"고 즉각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현재 상황에 대해 "후티가 최근 수주간 사우디를 거듭 공격하며 석유 수출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위협하며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사우디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온적 태도에 좌절과 실망을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예멘 내전에 관여하며 후티와 장기전을 벌였던 사우디는 전쟁 재개를 극도로 꺼려왔는데, 이란 전쟁의 여파로 사실상 후티와의 전면전이 불가피해진 상황에서 정작 트럼프 행정부가 선을 긋는 상황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주(駐)이스라엘 미국대사를 지낸 댄 샤피로는 "미국이 이미 이란과의 분쟁에서 해군을 과도하게 운용하고 있고 탄약 비축량도 줄어든 상황에서 새 전선을 열지 않으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사우디 입장에서는 뼈아픈 실망일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논평 요청에 "미국은 홍해 항행의 자유 보장 같은 핵심 안보이익 보호에 집중하는 동시에, 역내 파트너들이 지역 안보 문제를 관리하고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을 냈는데, 이는 상황 악화 전인 지난달 19일 냈던 성명과 똑같은 내용이라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다만 미국과의 동맹을 경제 기반으로 하는 사우디가 트럼프 행정부와 각을 세울 가능성은 높지 않다. 바버라 리프 전 국무부 근동 담당 차관보는 "사우디가 미국과 공개적으로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미국) 대신 다른 외교적 해법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우디가 결국 후티와의 전면전에 착수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도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사우디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은 예멘 전역에서 후티와 전면전 수준의 교전을 시작한 상태다.
CNN은 "사우디 메시지를 보면 리야드는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후티의 대담해진 행보가 사우디를 분쟁으로 끌어들일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며 전문가를 인용해 "모든 징후가 사우디의 대규모 보복 공격을 가리키고 있으며, 이 가능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친치아 비안코 유럽외교관계위원회(ECFR) 연구원은 CNN에 "리야드가 전면전에 나선다면 예멘 내전과 유사한 장기 분쟁으로 비화될 것인데, 순수한 예멘 내부 상황으로 한정하기 어렵다"며 "사우디가 미국 편 당사자로 참전하는 미국-이란 전쟁의 확장이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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