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보러 가는데 돈 내라고?"…다시 불붙은 '임장비' 논란

기사등록 2026/09/08 10:51:18

최종수정 2026/09/08 12:02:25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중개사협회장 발언에 임장비 논란 재점화

협회 "구상 단계…공식 추진계획 확정 아냐"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인근 골목에서 건축물을 구경하고 있는 임장크루 *재판매 및 DB 금지
지하철 2호선 낙성대역 인근 골목에서 건축물을 구경하고 있는 임장크루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부동산 매물을 둘러볼 때 공인중개사에게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는 이른바 '임장비'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

다만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아직 구체적인 도입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으로, 실제 제도화까지는 법 개정 여부를 비롯해 비용 부과 기준과 적정 수준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장은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협회 중앙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개보수 체계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임장 기본보수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회장은 당시 등기부등본 열람이나 원거리 이동 등에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공인중개사가 임장 활동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일정한 비용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최근 부동산 투자 공부 등을 목적으로 실제 매수 의사 없이 여러 매물을 둘러보는 이른바 '임장 크루'가 늘면서 중개업계에서는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현장 안내에 시간과 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된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김 회장의 발언 이후 임장비가 실제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르면서 논란도 커졌다. 특히 여러 매물을 둘러봐야 하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기존 중개보수에 더해 추가 비용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협회 측은 현재 임장 기본보수제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확정된 추진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협회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기자간담회 당시 지난해 제기됐던 임장 크루 문제에 대해 질문이 나왔고, 회장의 생각을 개인적으로 이야기한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추진계획이나 협회 차원의 기조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법이 개정되려면 당연히 국회나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전혀 아니다"며 "관련 의원과 법안 발의를 준비하거나 국토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역시 임장비를 현행 중개보수나 실비 규정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비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개보수 자체가 원칙적으로 계약이 성립된 이후에 받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 임장비를 받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며 "협회와 임장비 도입에 대해 협의하거나 검토한 바도 없다"고 말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에도 매물 현장 안내 자체에 별도의 정액 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다.

공인중개사법 제32조는 개업공인중개사가 중개업무에 대해 중개의뢰인으로부터 중개보수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중개대상물의 권리관계 확인이나 계약금 반환채무 이행 보장 등에 들어간 비용은 '실비'로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행규칙 역시 실비의 범위를 권리관계 확인이나 계약금 등의 반환채무 이행 보장에 드는 비용으로 규정하고 있다.

임장비 도입 논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회장은 지난해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도 임장 기본보수제를 협회의 주요 추진 과제로 언급한 바 있다. 당시에는 고객이 임장비를 먼저 지불하고 이후 계약이 성사될 경우 해당 금액을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방식 등이 거론됐다.

그러나 제도화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협회는 임장 기본보수제와 관련한 공식 도입 요청을 국토부에 하지 못했고, 국토부 역시 제도 도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장비 자체는 현행 제도상 도입 근거가 없지만, 실제 거래 의사 없이 여러 매물을 둘러보는 문제로 인한 중개 현장의 부담은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 "등기부등본 발급비나 이동 과정에서 실제 발생한 비용 등 일부 실비는 청구할 수 있지만, 그동안 중개업소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이를 받지 않으면서 무료라는 인식이 굳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문제는 얼마를, 어떤 범위까지 받을 것이냐는 것"이라며 "실제 들어간 비용을 넘어 과도하게 부과해서는 안 되는 만큼 임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범위와 적정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개 보수를 계약 금액에 따라 요율로 책정하는 현행 방식부터 손질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택시가 기본요금을 정한 뒤 이동 거리나 시간 등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는 것처럼, 등기 업무도 기본 수수료를 설정하고 등기부 분석이나 복잡한 권리관계 검토 등 추가적인 업무가 필요한 경우 이에 따라 비용을 더 받는 구조가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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