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금에 지방교부세 30.5조 넘기는데 지출은 절반…지방재정 훼손"

기사등록 2026/09/04 13: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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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硏, 미래대응기금 설치 문제점 보고서

지방계정 지출 15.3조 그쳐…이전 재원보다 10.2조↓

주요 지출 30%까지 국회 심사 없이 변경 가능

타기금보다 10%p 넓게 설정해 재정 통제권 약화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반도체 호황 등으로 늘어난 추가세수를 적립해 미래 투자와 세수 변동 대응 등에 활용하는 '미래대응기금'이 지방재정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재정 전문 연구기관 지적이 나왔다.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을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가져가는 반면 기금의 지방계정 지출은 15조3000억원에 그쳐 지방에 돌아가는 재원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지출을 국회 심사 없이 변경할 수 있는 범위를 다른 기금보다 10%포인트(p) 넓게 설정해 국회의 재정 통제권을 약화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방교부세 30.5조 기금 전출…지방 재원 10.2조 줄어"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3일 발간한 '미래대응기금 설치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도 미래대응기금 수입은 162조3000억원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설치를 위해 관련 법률을 제·개정하고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32조5000억원을 기금 재원으로 넘길 계획이다.

기금 지출액은 45조4000억원으로 청년과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내국세의 19.24%는 보통교부세와 특별교부세 등 지방교부세로 지방정부에 배분된다.

연구소에 따르면 미래대응기금이 도입되면 지방정부에 지급되는 보통교부세는 31조9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크게 줄어든다.

반면 내년도 미래대응기금의 지방계정 지출은 15조3000억원에 그친다. 여유재원까지 포함해도 20조3000억원으로, 기금 재원으로 넘기는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보다 10조2000억원 적다.

연구소는 지방정부가 용도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지방교부세는 줄어드는 반면, 기금을 통해 다시 지방에 배분되는 재원은 그보다 적어 지방재정의 자율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금을 통해 다시 지방에 내려가는 사업비 가운데 일부는 중앙정부가 용도를 정하는 보조금 성격을 띨 수 있어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재원은 줄고 특정 사업에 묶인 재원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지출 30%까지 국회 심사 없이 변경…타기금보다 10%p 넓어 "재정 통제 약화"

국회의 재정 통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정부가 마련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는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금액을 30% 이하 범위에서 변경할 경우 국회에 기금운용계획 변경안을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금융성 기금을 제외한 다른 기금은 주요 항목 지출금액의 20%까지만 국회 심사 없이 변경할 수 있다.

미래대응기금의 경우 정부가 국회 심사 없이 바꿀 수 있는 지출 범위가 다른 기금보다 10%p 넓은 셈이다.

일부 재원을 '세입세출외현금'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논란거리로 꼽혔다.

세입세출외현금은 일반적인 세입·세출예산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관리하는 돈으로 국회의 예산 심사를 받지 않는다.

연구소는 미래대응기금 재원을 세입세출외현금으로 운용할 경우 모든 수입과 지출을 예산에 반영하도록 한 예산총계주의 원칙을 훼손하고 국회의 예산심사권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수 추계 따라 기금 규모 출렁…기존 사업·기금과 중복 우려

정부의 세수 추계가 미래대응기금 규모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재원인 추가세수와 초과세수는 정부가 당초 전망한 세입예산액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세수를 실제보다 적게 전망할 경우 미래대응기금으로 들어가는 추가·초과세수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2022년 53조3000억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했고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56조4000억원, 30조8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사례를 들었다.

미래대응기금 사업 가운데 기존에 일반회계나 다른 기금에서 추진하던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맞춤형 국가장학금과 BK21 연구지원, 인재양성 부트캠프, K-디지털 트레이닝, 청년일자리 도약장려금 등이 대표적이다.

또 첨단전략산업기금과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회계, 기후대응기금, 지방소멸대응기금, 고등·평생교육특별회계 등 기존 기금·특별회계와 지원 분야가 겹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입법예고 단 5일…"재검토·재정 안전판 전환 필요"

관련 법안의 입법예고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행정절차법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입법예고 기간을 40일 이상 두도록 하고 있지만 미래대응기금 설치법과 국가재정법·지방교부세법 개정안은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만 입법예고됐다.

연구소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큰 법안인 만큼 지방정부와 관련 단체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소는 지방교부세를 미래대응기금 재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국회 심사 없이 주요 지출을 30%까지 변경할 수 있도록 한 특례를 삭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미래대응기금을 각종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기금보다는 추가·초과세수를 적립해 세수 변동에 대응하는 '재정 안전판' 성격의 기금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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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기금에 지방교부세 30.5조 넘기는데 지출은 절반…지방재정 훼손"

기사등록 2026/09/04 13:38:5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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