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설에 시장 '술렁'…10조 프리IPO 거론
"자본 효율성 극대화 전략" vs "sk하닉 주주가치 훼손"
![[성남=AP/뉴시스] 경기 성남시 SK하이닉스 사옥에 회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2018.04.23.](https://img1.newsis.com/2026/08/08/NISI20260808_0002207570_web.jpg?rnd=20260808191914)
[성남=AP/뉴시스] 경기 성남시 SK하이닉스 사옥에 회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2018.04.23.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상장 추진설이 자본시장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서버용 초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폭증에 힘입어 흑자 전환에 성공한 솔리다임의 별도 상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모회사인 SK하이닉스 주주들에게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쟁도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솔리다임의 분할 상장 추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솔리다임의 현재 기업가치는 약 50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5~10조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한 뒤 미국 나스닥 상장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6일 SK하이닉스 주가는 알짜 자회사 분할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번지면서 10.3% 급락했다. 이후 회사 측은 "확정된 사항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지난 2021년 인텔의 낸드·SSD 사업부를 인수하며 출범한 미국 법인이다.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며 한때 완전자본잠식까지 겪었지만, 회사는 최근 기업용 SSD(eSSD)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기존 솔리다임 법인을 미국 'AI 컴퍼니'로 전환하고, 낸드·SSD 사업 부문을 신설 솔리다임 법인으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솔리다임의 별도 상장과 관련해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긍정론을 펴는 입장에서는 이번 상장을 기업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정상적인 투자금 회수이자 대규모 투자 실탄 확보 전략이라고 평가한다. 과거 키옥시아 지분 투자 회수나 최근 나스닥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처럼 글로벌 자본시장을 활용해 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연장선이라는 해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지분 일부를 매각해 외부 자금을 유치할 경우 미국 내에서 약 15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고성능 기업용 SSD의 핵심 경쟁력인 트리플레벨셀(TLC) 기반의 기술과 컨트롤러 설계 역량은 이미 본사에 내재화되어 있고, 솔리다임의 낸드 기술력은 4비트(QLC) 위주인 만큼 지분 일부가 매각되더라도 본사의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별도 상장을 통한 외부 자금 조달 명분이 취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기존 주주의 가치를 희석시키는 중복 상장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팽팽하다.
토스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독보적인 현금 창출력을 고려할 때 회사가 외부 자금 조달에 나설 이유가 부족하다고 짚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에만 60조5000억원의 영업이익과 88조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7월 나스닥 ADR로 40조원을 조달해 연간 설비투자(CAPEX·40조원대 후반) 역시 자체 충당할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이영곤 토스증권 연구원은 "물적분할 후 손자회사 상장 구조에서는 솔리다임이 창출한 현금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배당되기보다 상위 법인인 AI 컴퍼니 단계에서 미국 현지 사업 재투자로 묶일 가능성이 높다"며 "과거와 달리 현금흐름의 귀속 구조가 달라져 기존 주주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스증권은 이번 상장 추진의 이면에 SK그룹의 지배구조적 제약이 자리 잡고 있다고도 짚었다. 현재 지배구조상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0%가량을 보유한 SK스퀘어이며, 하이닉스의 배당금은 SK스퀘어를 거쳐 최상위 지주사인 SK로 이동한다.
지배구조 단순화를 위해 SK와 SK스퀘어의 합병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SK스퀘어의 시가총액이 SK의 8배에 달하는 상황에서 합병을 추진할 경우 대주주인 최태원 회장의 지분율이 희석될 위험이 크다. 결국 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용이하게 활용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사업부를 분리해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하는 구조를 택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솔리다임 상장 논란을 잠재울 분수령으로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발표할 주주환원정책을 꼽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 하락으로 회사가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에 나서기 적절한 시기라는 기대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영곤 연구원은 "이번 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일회성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에 그치지 않는다"며 "AI 투자 사이클에서 창출되는 막대한 현금을 어떤 원칙으로 주주와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업부를 분리해 외부 자본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경제적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명확한 자본배분 원칙과 주주환원책이 함께 수반되어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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