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고가 겨냥한 세제개편…전월세 세입자에 '유탄' 우려(종합)

기사등록 2026/08/06 17:21:32

최종수정 2026/08/06 17:40:24

구글에서 선호하는 매체로 추가

잠실 전월세 매물 50~80건→10건 이하…세입자 불안

가액 기준 과세에도 주택 수 규제 유지…"매도 퇴로 막혀"

서울 아파트 16억·빌라 3억대…"재개발로 공급 늘려야"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패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8.06.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서울시민 대토론회에 참석해 패널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종성 최현호 이연희 기자 = 정부가 초고가 1주택자와 다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고 양도소득세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개편하기로 하면서, 전월세 공급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가주택 보유자를 겨냥한 규제가 임대인의 실거주 전환과 임대사업자의 이탈을 촉진해 무주택 세입자에게 '유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부동산 정상화를 위한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토론회에는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와 무주택 청년, 민간임대사업자 등 시민과 전문가, 크리에이터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잠실에서 21년째 공인중개사로 일하고 있다는 박준씨는 "세제개편으로 임대를 주던 소유주들이 직접 입주하려다 보니 잠실 각 단지에서 통상 50~80개씩 나오던 전월세 매물이 10개 이하로 줄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임차인 입장에서는 입주할 매물은 없고 가격은 오르니 결국 서울 외곽으로 밀려나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6월부터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사회초년생 김민정씨도 "소득이 높지 않아 부모님과 대출의 도움을 받아 전세를 구하려 했지만 대출 여건이 까다롭고 전세 매물도 없어 결국 월세 주택에 거주하게 됐다"며 "현재 월세와 관리비 등으로 매달 고정 지출이 있어서 부담감을 갖고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세제개편으로 임대인이 실거주하면 방을 빼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다시 힘들게 집을 구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기존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것이 임대주택 공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왕규 세무사는 "등록임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결국 폐지하는 것은 기존 임대사업자들의 법적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임대주택 관련 세제개편안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이번 정부는) 거주하든 비거주하든 주택 보유자에 대해 올인을 해서 감정과 생각을 다 쏟고 있다"면서 "전월세 가구에 대한 불안이 야기될 수밖에 없는 기본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젊은 층은 방이 좁더라도 직장과 가까운 도심의 전월세 주택에서 살아야 한다"며 "전월세 가구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자산 여력이 있는 계층만 도심에 들어올 수 있게 돼 큰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올리고 다주택 퇴로는 차단…엇갈린 세제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강화하면서도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세금을 완화하는 등 이해충돌이 다수 포함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세제개편안에는 한 가지 정책에 대통령 발언과 궤를 달리하는 이해충돌 요소가 많다"며 "이를 분명히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법 개편안에는 다주택자와 비거주자, 시가 45억원 이상의 초고가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주택 수'에 따라 차등 부과하던 종부세 체계가 '주택 가액' 기준으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일원화된다. 양도소득세 또한 실거주 중심으로 재편해 장기보유특별공제가 거주 기간 중심의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변경하고 최대 10억원의 공제 한도를 설정했다.

윤 팀장은 "세법 개편안은 1가구 1주택에 거주하도록 명기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거주 요건을 강화했다. 이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반면 초고가 1주택이 되면 다주택자에게 제공하던 징벌적 세금을 부여하는 (똘똘한 한 채 선호) 완화 정책이 이해충돌"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달 부동산 토론회에서 "정책 당국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1가구 1주택을 비싸든 싸든 동일하게 취급하면서 결과적으로 한 채를 사 투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언급한 것과 모순적인 제도가 포함됐다는 얘기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도 가격을 중심으로 부동산 규제 체계를 개편하려면 주택 수에 따른 규제를 함께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가액을 기준으로 초고가주택을 규제하기로 했다면 주택 수에 따른 규제는 완화하는 것이 정상"이라며 "(이번 개편안에선) 강남의 70억~80억원짜리 주택 보유자가 보유세 부담 때문에 집을 처분하려 해도 강북의 중저가 주택 3~4채나 지방 주택 10채로 자산을 분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기준 규제를 새로 만들면서 주택 수 규제까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팔다리를 묶은 채 2027년까지 집을 팔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고가주택 보유자에 대한 규제로 보이지만 그에 따른 유탄은 결국 서민에게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유세를 높이고 양도세 공제를 실거주 중심으로 바꾸면 임대인이 직접 입주하면서 민간 임대주택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주택 보유자에게 실거주를 유도하면 여러 주택을 임대하는 사람은 사라지게 된다"며 "임대주택 공급자가 줄어드는 시장에서 무주택자는 집을 사지 않는 이상 선택할 수 있는 주택이 없어진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급 위해 재개발·유휴지 활용 필요

전월세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세제와 수요 규제뿐 아니라 서울에서 수요가 집중되는 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 소장은 "지금 서울 주택시장에서 나타나는 핵심적인 문제는 아파트"라며 "KB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원을 넘어섰지만 연립·다세대주택 가격은 여전히 3억원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막연하게 아파트만 선호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왜 아파트 선호가 강해졌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며 "주택 수를 기준으로 한 세금과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한 채에 수요가 몰리는 현상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기존 주택이 철거돼 단기적으로 주택 수가 줄거나 순증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비사업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시장이 필요로 하는 주택이 아파트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서울에서 아파트를 공급하려면 재개발·재건축을 활성화하고 유휴부지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전월세 대란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2026.08.0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전월세 대란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4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게시되어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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