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사이 '출혈 경쟁' 억제 나서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대해 어음 재할인(票据再貼現) 금리를 연 0.5% 미만으로 적용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신랑재경과 연합조보가 14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7월 들어 "매우 낮은 금리로 재할인 거래를 체결한 기관들이 관련 지침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대출 수요 부진 속에 은행들이 어음을 과도하게 매입하면서 재할인 금리가 비정상적으로 낮아진 상황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고 매체는 전했다.
대출 수요가 장기간 부진한 가운데 은행들은 대출 목표를 맞추거나 남는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어음시장 거래를 크게 늘려 왔다.
이런 상황에서 어음 재할인 금리는 지난 수개월 동안 급격히 하락했으며 시장에서는 월말이면 금리가 0.01%까지 떨어지는 사례도 드물지 않았다.
복수 소식통은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한 배경으로 은행들의 과도한 어음 매입을 꼽았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어음을 사들임에 따라 재할인 금리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내렸고 시장 금리에 대한 당국의 유도 효과도 약화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어음 금리의 큰 변동폭이 시장에서 신용 증가세를 추측하거나 투기하는 지표로 활용되는 상황을 금융당국이 우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상하이 어음거래소(上海票据交易所)는 관련 문의에 답하지 않았다.
앞서 일부 매체는 지난달 중국인민은행이 일부 상업은행에 대출 확대를 주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시장의 신용 수요가 여전히 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고 한다.
중국 5월 신규 은행대출은 4월보다 늘었지만 시장 예상에는 미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장기 침체를 이어가는 부동산 불황이 가계 차입 수요를 위축시키며 대출 증가세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둥시먀오(董希淼)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재할인 시장에서 0.1~0.2% 수준 초저금리 거래가 잇따른 근본 원인이 대출 수요 부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부 은행이 대출 규모 평가 목표를 맞추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어음을 매입해 대출 실적을 부풀리는 이른바 '손해를 감수한 물량 채우기'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5월 신규 어음 규모는 모두 1조7900억 위안(약 393조69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을 크게 웃돌았다. 이처럼 가격을 희생해 거래량을 늘리는 방식이 재할인 금리를 자금조달 비용보다 낮은 수준으로 끌어내리면서 시장의 비합리적인 가격 경쟁을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현지 애널리스트는 7월 둘째 영업일부터 국유은행과 주식제은행 간 재할인 금리의 주류 수준이 0.5%에서 유지되고 있으며 1개월물과 2개월물도 0.5%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유은행과 주식제은행의 어음 재할인 금리가 동일 만기 국채 금리보다 낮은 현상은 2022년부터 나타났고, 2022~2026년에는 역전 폭이 더욱 확대했다고 소개했다.
재할인 금리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보다 낮은 현상도 2021년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중국 어음 재할인 거래 규모는 연간 최대 5조 위안(1100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재할인 거래는 전체 어음시장 가운데 일부에 해당하지만 은행 간 단기 유동성과 신용 공급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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