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수백억 편취 혐의로 자생한방병원 압수수색
8주 초과 경상환자 88%가 한방…양방치료비 4.2배
'8주룰' 자동차손배법 입법예고…차관·국무회의 남아
![[서울=뉴시스] 한방병원 의료진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약침 치료를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뉴시스DB)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03/NISI20260703_0002177040_web.jpg?rnd=20260703091036)
[서울=뉴시스] 한방병원 의료진이 척추관협착증 환자에게 약침 치료를 하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 뉴시스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자생한방병원에 대한 경찰 압수수색으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를 둘러싼 과잉진료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한방 장기진료를 지목하며,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를 관리하기 위한 이른바 '8주룰' 도입이 더 늦어져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경찰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4개 손해보험사의 고소로 자생한방병원을 압수수색했다. 자생한방병원이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필요 이상으로 한약을 처방해 수백억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로,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자생한방병원 측은 "한약은 환자의 증상과 체질, 병력, 진단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처방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관련 법령과 의료기준에 따라 환자 개인별 처방전에 근거해 한약을 조제하고 있다"고 했지만 손보업계는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진료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고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손보업계는 한방병원에서 특히 경상환자를 중심으로 치료가 장기화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한의원보다 입원이 가능한 한방병원에서 장기 입원이 이뤄지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보고 있다"며 "특히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가 대인 손해율 상승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최근 수년간 가파르게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2015년 3576억원에서 지난해 1조6972억원으로 약 5배 늘었다.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23.0%에서 2021년 양방진료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에는 60.4%까지 확대됐다.
경상환자 치료에서도 한방 쏠림 현상은 두드러진다. 지난해 한방 경상환자 치료비는 약 1조961억원으로 양방의 4.2배에 달했고, 1인당 치료비도 한방이 약 108만원으로 양방(36만원)의 3배 수준이었다.
장기 치료일수록 한방 이용 비중은 더욱 높았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경상환자의 약 90%는 사고 후 8주 이내 치료를 마쳤지만, 8주를 초과해 치료받은 환자의 87.8%는 한방 치료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8주룰 도입을 추진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8주룰은 상해등급 12~14급의 경상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를 받을 경우 추가 진단서와 치료 필요성을 입증할 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장기 치료의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해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보험개발원은 제도 시행 시 자동차보험료가 약 3% 인하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초 8주룰은 올해 초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한방의료계 반발 등으로 일정이 수차례 미뤄졌다. 관련 절차는 법제처 심사를 마쳤으며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의결만 남겨두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는 상해등급 12~14급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관련 분쟁을 자동차손해배상보장위원회가 심의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손보업계는 제도 시행이 지연될수록 자동차보험 손해율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은 2024년 97억원 적자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 규모가 7080억원으로 확대됐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결국 자동차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사고와 무관한 일반 가입자들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며 "국토부가 경상환자의 장기치료를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 추진에 속도를 낼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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