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기업 75% "법무 전담 인력 없다"…새 규제 대응도 '사각지대'

기사등록 2026/07/08 12:00:00

최종수정 2026/07/08 1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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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소·중견 300개사 '법·제도 대응역량 및 애로사항 조사'

응답 기업 과반 "법 시행 뒤 새 규제 인지"…17%는 제재·처벌 경험

"맞춤형 법령 가이드라인·충분한 유예기간 필요"

[서울=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5.04.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2025.04.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나리 기자 = 중소·중견기업 4곳 중 3곳은 전담 법무조직이나 인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도 변화가 빨라지는 가운데, 새 규제를 법 시행 이후에야 인지하는 기업도 절반을 넘었다.

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중견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법·제도 대응역량 및 애로사항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3%가 전담 법무조직이나 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응답 기업의 35.3%가 '전담 인력 없이 필요시 외부 자문에 의존한다'고 답했다. '타 부서 인력이 법무 업무를 병행한다'는 응답은 22.7%, '별도 대응 체계가 없다'는 응답도 17.3%였다.

반면 '법무 전담 조직과 인력을 모두 보유했다'는 기업은 14.0%, '전담 인력만 보유했다'는 기업은 10.7%에 그쳤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83.5%, 중견기업의 59.0%가 법무 전담 조직이나 인력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법무 전담 인력은 평균 0.7명에 그쳤다. 중소기업은 평균 0.4명, 중견기업은 평균 1.3명 수준이었다.

새로운 법·제도가 도입되거나 변경될 때 통상 언제 인지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52.7%가 '법·제도가 시행된 이후'라고 답했다.

'입법예고나 국회 심의 단계부터 인지하고 모니터링한다'는 응답은 13.7%에 그쳤다.
[서울=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중견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법·제도 대응역량 및 애로사항 조사' 결과, 행정제재·형사처벌 주요 원인 (사진=대한상의 제공) 2026.07.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대한상공회의소가 중소·중견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중견기업 법·제도 대응역량 및 애로사항 조사' 결과, 행정제재·형사처벌 주요 원인 (사진=대한상의 제공) 2026.07.0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제재나 처벌을 받은 기업도 있었다.

응답 기업의 17.0%는 최근 3년간 법률·규제를 지키지 않아 벌금 등 행정제재나 형사처벌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제재나 처벌을 받은 사유를 보면, 자사 적용 여부·이행방법을 잘못 해석했거나(31.3%), 법제도 신설·개정 사실을 몰랐던 경우(11.8%) 등 '법령 인지·해석' 관련 응답이 43.1%로 나타났다.

이 밖에 ▲업계관행으로 준수가 어려웠음(33.3%) ▲대응 전담인력 부족(11.8%) ▲시설투자·시스템 구축 비용 부담(5.9%) 등이 있었다.

대한상의는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법·제도 신설 및 개정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자사 적용 여부와 이행 방법을 잘못 해석한 경우가 많다"며 "법령에 대한 인식 부족이 의도치 않은 법 위반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현장에 맞는 알기 쉬운 법령 해설 가이드라인과 홍보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법무 대응 시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영역은 '근로·노무'가 6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산업안전' 38.3%, '공정거래·하도급' 31.7%, '세무·조세' 29.0% 순이었다.

가전제품 제조 중견기업 A사는 거래 과정에서 하도급법령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하지 못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수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재무담당 직원 1명이 법무 업무를 병행하는 구조여서 연간 수천만원의 외부 자문 비용을 지출하고도 관련 법령을 촘촘히 살피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A사 관계자는 "하도급 관련 법령은 세밀한 부분까지 알지 못하면 어디서 문제가 생기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사내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이 결국 큰 비용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철강 중소기업 B사는 직원 30여명 규모로, 총무팀 직원 1명이 인사와 법무 업무를 함께 맡고 있다. 노동 법령 개정 때마다 취업규칙을 갱신해야 하고, 외국인 근로자가 많아 외국인고용법도 수시로 검토해야 한다.

최근에는 납품처 요구에 따라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관련 규정 해석과 적용 업무까지 더해졌지만, 전문 인력이나 외부 자문을 받을 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B사 임원은 "챙겨야 할 법률은 대기업과 마찬가지인데 대응할 인력과 비용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중소·중견기업들은 법·제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정책과제로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법령 가이드라인 마련'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응답률은 51.0%였다.

이어 ▲'법 시행 전 충분한 유예기간 보장 및 사전예고 강화'(47.0%) ▲'저비용 법률 상담·자문 서비스 확대'(44.3%) ▲'법·제도 대응 방안 교육·세미나 확대'(29.0%)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컨설팅 지원'(18.0%) 순이었다.

강호준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중소·중견기업이 법·제도를 꼼꼼히 챙길 여력이 부족한 만큼 정부의 규제 합리화 노력과 함께 예측 가능한 규제 환경 조성과 법 도입 시 중소·중견기업 현장의 목소리도 충분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대한상의도 주요 법무법인과 함께 하반기 전국 순회설명회를 통해 기업들의 법·제도 대응 역량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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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75% "법무 전담 인력 없다"…새 규제 대응도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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