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호르무즈 해협 韓선박 통과 문제 가닥 잡혀"…나무호 사건도 영향

기사등록 2026/06/25 17:12:34

최종수정 2026/06/25 19:44:23

최근 3일 간 100여척 중 한국 선박 11척 통과

종전 MOU 서명 후 선박 통항에 외교적 역량 집중

나무호 사건 계기 이란에 엄중 항의, 선박 통항 요구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외교부는 25일 한국 선박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잇따라 통과하며 정상 항해를 재개한 것과 관련,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의 통과 문제는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선박들이 계속 정상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이제 절반의 선박이 통과했고 계속적으로 통항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호르무즈 해협 관련 상황을 악화시키는 외부적 요인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를 전제로 이 같이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중동 전쟁 직후 호르무즈 해협 내 우리 선박은 26척이 고립됐다. 그중 5월 22일 선박 1척이 최초로 해협을 통과한 이래 6월 11일 1척이 추가로 통과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 이후에는 이번달 22일 2척, 23일 4척, 24일 5척 등 현재까지 11척이 추가로 통과해 지금까지 총 13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남아 있는 한국 선박은 13척으로 감소했고, 현재 한국 선박에 승선한 선원 수는 54명, 외국 선박에는 한국인 33명이 각각 탑승 중이다.

미국과 이란이 완전한 종전을 위한 60일간의 협상 기간 중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되,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각국 선박들이 해협 통과를 시도해 병목현상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임에도 외교부는 한국 선박들은 상대적으로 운항 재개가 빠른 편으로 보고 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남아 있는 선박은 약 1000~1500대에 달하고 그중 해협을 통과하기를 희망하는 선박은 500여척으로 알려졌다. 종전 MOU 체결 후에는 하루 약 30여척이 해협을 통과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2~24일 사흘 간 해협을 빠져 나간 선박은 총 100여척으로 그중 한국 선박이 11척이다.
     
외교부는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 과정에서 이란 측에 통행료를 지불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오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 선박이 해협을 비교적 신속히 빠져나오는 데에는 미국, 이란 등 유관국과 지속적인 외교적 소통을 한 노력 때문으로 외교부는 판단하고 있다. "미·이란 간 종전 MOU 서명 이후에는 특히 우리 선박의 조속하고 안전한 통항을 위해 정부의 외교적 역량을 집중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내 모든 선박에 대한 항해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 하에 유관국들에게 우리 선박을 포함한 모든 선박의 신속하고 안전한 항해를 위한 각별한 협조를 요청해 왔다"며 "특히 이란과는 미·이란 전쟁 이후 4차례의 한·이란 외교장관 통화 및 2주 이상 외교장관 특사 파견, 양국 외교부와 주이란대사관 및 주한이란대사관 등 각급 외교 채널을 통해 소통했다"고 했다.

외교가에선 나무호 피격 사건이 한국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무호 사건에 대해 외교부가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하는 등 엄중한 입장 표명을 전달하는 등 이란 정부에 항의하고 재발방지를 당부하면서도 신속한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요구하는 외교적 노력을 펼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이 안전한 해협 통행에 합의했지만 변수는 남아 있다. 해협 내 기뢰가 제거되지 않은 등 리스크가 여전한 상황이라 각 선사들의 운항 재개 여부나 시점에도 판단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란과 미국의 서로 다른 통행 지침 등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들에 이란 지정 항로 이용을 요청했지만, 오만은 국제해사기구(IMO)와 협력해 2개의 임시 항로를 마련하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발 묶인 선원들의 탈출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전쟁 이전에는 좁은 해협에서 대형 선박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의 지정을 통해 항로를 나눈 통항분리구역(TSS)에 따라 선박이 운항했지만 기뢰 등으로 인해 정상 운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TSS가 정상화돼야 하루 평균 150척이 통항할 수 있다고 당국자는 전했다.
 
기뢰 제거와 관련해선 당초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의식해 영국, 프랑스 등 다른 국가들의 군사적 개입이나 작전에 거부감을 보였으나, 최근에는 필요한 지원을 논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입장이 다소 긍정적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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