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 지수가 9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으나, 대형주 간 양극화는 심화되는 양상이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들이 지수 상승을 이끄는 반면, 과거 증시를 주도했던 주요 종목 일부는 자본 시장의 유동성 유입에서 빗겨나 있다.
과거 확고한 실적 우상향을 바탕으로 한국 증시의 대표적인 대장주로 평가받았던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인 사례다.
LG생활건강은 중화권 뷰티 시장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지난 2021년 7월 장중 주당 178만원 선을 돌파하며 코스피 시가총액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회사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로 이어지는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해 왔다.
그러나 중국 화장품 시장 내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애국 소비' 트렌드 정착과 산업의 구조적 소비 둔화가 맞물리며 주가는 23만원 선으로 털썩 주저 앉았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9일 LG생활건강은 전장 대비 0.63% 하락한 23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9000선을 돌파했던 18일에도 주가는 1.04% 내리면서 하락 곡선을 그렸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는 LG생활건강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채널 다변화를 통해 예상보다 빠른 이익 정상화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우려가 컸던 면세 채널은 매출 규모가 축소됐으나 희망퇴직 및 고정비 절감 효과가 반영되며 두 자릿수 마진을 기록하는 등 수익성이 회복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핵심 브랜드인 '더후'의 수익성 회복을 위해 면세 공급을 제한하며 공식 채널의 가격 정책을 방어하고 있다.
중국 시장 전략 또한 궤도를 수정했다. 과거 비용 부담이 크고 이벤트성 성격이 강했던 인플루언서(KOL) 및 라이브커머스 중심의 영업망을 축소하고, 플래그십 스토어 중심의 자원 재배분을 통해 중장기적인 공식 채널 트래픽과 안정적 매출 기반을 다지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의 핵심인 북미 시장에서는 자체 브랜드 육성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과거 10%대에 불과했던 북미 자체 브랜드 비중은 현재 40% 수준까지 확대된 상태다. 북미 자체 브랜드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닥터그루트'는 2025년 코스트코 전점 입점에 이어 2026년 2분기 이후 세포라 온·오프라인 입점이 예정되어 있어 본격적인 현지 손익 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구조적 체질 개선 성과가 수치로 입증되는 시점까지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 마진 회복과 중국 적자 축소, 북미 매출 성장이 예상보다 양호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북미 매출 성장을 위한 마케팅 투자가 동반돼야 하는 구간인 점, 중국 역시 단기적으로는 마케팅비 부담과 매출 변동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글로벌 성장 재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북미 자체 브랜드의 반복 구매와 채널 회전율, 중국 공식 채널 매출 성장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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