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17일 뉴시스와 단독 인터뷰
"취임 1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삼성전자' 협상"
"기업 이윤 강제 배분하려는 것 아냐…공산주의 아니다"
ILO, 이재명 대통령 내년 총회에 초청…"한국이 세계 표준"
노란봉투법 우려엔 "교섭 쓰나미 아닌 대화의 문 열리는 것"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17.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7/NISI20260617_0021324609_web.jpg?rnd=20260617173407)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김경원 기자 = "독일 폭스바겐에 갔더니 폭스바겐 사장님도 삼성전자 협상 얘기를 하더라고요. 너무 깜짝 놀랐습니다. 취임 1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이 아닐까 싶어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취임 1년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삼성전자 노사 협상을 꼽았다. 파업을 불과 하루 앞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노사가 대화로 타결점을 찾은 데다, 국내 최대 기업의 성과급 갈등이 반도체 공급망과 글로벌 산업 질서까지 맞물린 사안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김 장관은 지난 17일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삼성전자 협상은 일찍이 보기 어려운, 난생처음 보는 경험이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파업 하루 앞둔 고비, 대화로 풀어"…폭스바겐도 주목한 삼성전자 협상
특히 이번 파업은 기존 제조업 파업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봤다. 예컨대 자동차 완성업계 파업처럼 자동차 생산 대수가 줄거나, 철도 파업처럼 운행률이 떨어지는 식의 양적 문제가 아니라 질적 문제였다는 것이다.
"반도체는 생산이 멈췄을 때 몇 개를 덜 만들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체 품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반도체 칩을 만드는 웨이퍼 전체가 불량 처리될 수 있어요. 공급망 사슬에서도 엄청난 연관성이 있고요. 폭스바겐 사장님도 뉴스를 통해 봤다며 삼성전자 협상 얘기를 하더라고요. 자동차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 문제까지 연결된다고 하니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김 장관은 파업을 불과 하루 앞두고 극적인 노사 협상을 이끌어냈다. 본인 스스로도 '고비'였다고 표현할 정도다.
"초과이윤 강제 배분 아냐"…공산주의 비판에 선 그어
김 장관은 지난달 27일 노동부 기자단과 차담회에서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는 이미 공공재가 됐다"며 "대기업의 초과이윤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재분배할 것인가를 두고 '한국형 사회연대임금'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긴급 시론을 열겠다"고 발언했다.
곧바로 논란이 뒤따랐다. 사기업의 초과이윤을 배분하는 것은 '공산주의'라거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정부가 기업 이윤을 강제로 나누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초과이윤의 사회적 재분배가 정부가 기업 이윤을 강제로 나누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것은 주주자본주의에 대비되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입니다. 공산주의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김 장관은 "우리는 처음 보는 경험을 늘 자기 문법으로 재단하려고 하는데, 기존 문법으로는 이 상황을 해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성과급 논란의 핵심이 된 OPI(Overall Performance Incentive)에 대해서도 "제가 만들어낸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OPI는 원래 기업에서 목표로 정했던 것을 초과 달성했을 때 그 초과이익을 구성원끼리 나누는 제도"라며 "문제는 그 규모가 너무 커지면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졌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늘날의 반도체 성과가 기업과 노동자의 노력만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기업의 혁신과 엔지니어들의 헌신적인 노력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법인세 지원, 전력·용수, 인프라 구축 등 사회적 노력도 함께 결합해 성과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가 사회적으로 만들어졌다면 분배 과정도 기업 차원에만 국한돼서는 안 된다"며 "사회적 재분배가 곧 재투자"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초과이윤 논의가 '나눠먹기'로 이해되는 데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지금 잘 나갈 때 분배해서 다 갈라먹고 나중에 어쩌자는 것이냐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절대 '물 들어올 때 노조와 다 나눠 먹자'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대신 초과이윤을 산업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김 장관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이 경쟁력을 가질 때 완성품의 품질도 높아진다"며 "원·하청이 동반 성장하는 것이 확실한 재투자"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장관은 초과이윤을 '혁신이윤'으로 봐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그는 "혁신이 중단되는 순간 뒤처진다"며 "노키아가 어디 갔고, 소니가 어디 갔느냐. 삼성전자도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초격차 기업도 혁신이 멈추면 언제든 뒤처질 수 있는 만큼, 초과이윤을 단순한 내부 성과급 분배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혁신을 위한 재원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방안은 사회적 대화로"…ILO, 李 대통령 공식 초청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17.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7/NISI20260617_0021324599_web.jpg?rnd=20260617173408)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6.17. [email protected]
다만 김 장관은 이를 제도화할 것인지 여부와 구체적인 제도 설계 방안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협력업체 계약 단가 조정이나 인재 육성 투자 등이 거론됐으나, "하나의 예시일 뿐"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그는 "저 역시 생각이 있지만, 제가 특정 방식을 이야기하는 순간 사회적 대화가 안 되게 된다"며 "그동안 사회적 대화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은 정부가 하고 싶은 것을 정해놓고 사회적 대화를 알리바이로 활용했다는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사태는 대화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된 계기이니, 녹서를 정확히 만들고 전문가와 이해당사자들이 집중적으로 숙의해 최적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노동부는 김 장관이 차담회 당시 언급했던 초과이윤 관련 토론회 일정을 현재 조율 중이다. 당초 6월 1일 개최가 거론됐지만,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김 장관은 "중구난방과 사회적 대화는 다르다"며 "중구난방 대화가 되지 않으려면 전문가들이 시론을 잘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질문을 잘 정돈하고, 숙의민주주의로 이어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국제노동기구(ILO) 총회를 가보니,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크게 느꼈다"며 "이제 대한민국이 하면 세계 표준이 된다"고 했다.
특히 "가는 데마다 삼성전자 얘기를 물어봤다"며 삼성전자 협상이 국내 노사관계 차원을 넘어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은 사안이었다고 강조했다.
질베르 웅보 ILO 사무총장은 김 장관을 통해 내년 총회에 이재명 대통령을 정식 초청했다고 한다.
김 장관은 "제가 이번 ILO에서 AI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사회 계약이라는 화두를 던졌고, 질베르 웅보 사무총장 역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한 AI 활용'을 주제로 한 보고서를 통해 인간 중심의 AI 전환을 강조했다"며 "그런 점에서 이 이슈와 가장 걸맞은 정상은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노란봉투법, 교섭 쓰나미 아닌 대화의 문…제도 보완 생각 안 해"
김 장관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교섭 쓰나미가 아니라 대화의 문이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 3권은 헌법적 권리인데, 헌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쓰나미로 표현된다면 문제"라며 "노동 3권이 리스크로 보이는 것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개정법 시행 이후 현장에서는 원청 사용자성, 교섭 요구 범위, 교섭창구 단일화 등을 둘러싼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판단 지침 등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고, 야당도 대안 입법을 준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당장 별도의 제도 보완을 검토하기보다 시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기업이 수십·수백개 노조와 상시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원청 1개소당 평균 2.6개의 하청노조가 교섭을 요구한 정도이므로, 기업의 상시교섭 부담이 크다거나 수십·수백개 노조와 교섭해야 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이어 "개정법 시행 후 교섭 절차가 자율적으로 또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거쳐 개별 사업장 사정에 따라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는 교섭질서가 형성되며 교섭사례가 축적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시행 초기인 만큼 추가적인 제도 보완을 언급하기보다는 시행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도 현장의 시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질서 있는 교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