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선고’로 여겼던 美 반도체 통제·제재의 실효성 시험대에 올라
화웨이 제재 후 ‘극한의 생존 시나리오’ 아래 백업 칩 개발
칩 회로 쌓는 ‘로직 스태킹’ 기술 ‘반도체 딥시크 순간’으로도 평가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2026.06.18.](https://img1.newsis.com/2024/03/26/NISI20240326_0000972876_web.jpg?rnd=20240326213028)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의 화웨이 매장. 2026.06.18.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중국 최대 기술기업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새로운 혁신 기술로 우회 돌파하며 화려하게 부활해 미국의 반도체 통제를 시험대에 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2019년 5월 화웨이에 대한 미국산 칩, 소프트웨어 및 반도체 제조 기술 공급을 차단하기로 했을 때 대부분의 분석가들은 이를 화웨이에 대한 사형 선고로 여겼다.
화웨이 제재 후 ‘극한의 생존 시나리오’ 아래 백업 칩 개발
그녀는 그러나 그후 회사는 거의 10년 동안 ‘극한의 생존 시나리오’에 대비해 왔다고 회고했다.
FT가 입수한 서한 사본에 따르면 화웨이는 해외 공급업체와의 거래가 언젠가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해 자사 제품군 전반에 걸쳐 백업 칩을 개발해 왔다.
수년간 화웨이는 이러한 노력을 대부분 비밀에 부쳤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컨퍼런스에서 허 팀장은 이런 비밀 노력의 결과로 나온 해결책을 발표했다.
‘중국의 칩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있는 허팅보 팀장이 발표한 것은 점점 더 작아지는 트랜지스터에 의존하지 않고 컴퓨팅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칩 회로를 여러 층으로 쌓는 ‘로직 스태킹’ 기술이었다.
최신 제조 장비 없이 컴퓨팅 성능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된 칩 적층 방식에 초점을 둔 이 기술에 대해 ‘딥시크(DeepSeek)의 순간’이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FT는 전했다.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가 미중 경쟁에서 큰 격차를 단숨에 따라잡은 것을 빗댄 것이다.
중국은 네덜란드 ASML사가 생산하는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인 EUV 리소그래피 장비를 도입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반도체 산업은 7㎚(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직 스태킹’은 이같은 통념을 깨뜨렸다.
화웨이는 올해 말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칩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전력 소비, 과열 문제, 그리고 상업적으로 실현 가능한 수준의 생산 수율 달성 등은 과제라고 FT는 전했다.
데이터센터용 AI 칩 개발, 컴퓨팅 클러스터 구축으로 돌파
화웨이가 두 번째 해결책으로 내놓은 것은 개별 칩의 성능 부족을 다수의 칩을 연결해 강력한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통신 네트워크 분야에서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개발한 ‘클라우드매트릭스 384’ 플랫폼이다.
이는 수백 개의 AI 프로세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해 엔비디아의 NVL72 칩보다 컴퓨팅 성능과 메모리 용량 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이 화웨이의 주장이다.
화웨이는 최신 AI 칩을 이용해 훨씬 더 큰 규모의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학습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회사 관계자들이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적층 기술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려 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 분석가들에 따르면 중국의 AI 칩은 현재 엔비디아의 최첨단 제품보다 최소 2세대 뒤처져 있다.
FT는 미국 제재 이후 화웨이의 가장 중요한 성과는 투자자, 정책 입안자, 엔지니어들에게 중국의 반도체 독립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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