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대장동 항소 포기 비판' 정유미 검사장 강등 취소 판결…"재량권 남용"(종합)

기사등록 2026/06/11 15:18:30

최종수정 2026/06/11 16:42:24

'대장동 항소 포기' 비판 후 사실상 강등

法 "이례적 전보 인사…자발적 사직 유도"

"인사 재량권 일탈·남용 위법…취소해야"

정유미 "원칙 지키려 나서…끝까지 갈 것"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 목소리를 내 오다 인사에서 사실상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정 검사장(대전고검 검사)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소취소 '찬반'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6.05.2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 목소리를 내 오다 인사에서 사실상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정 검사장(대전고검 검사)이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소취소 '찬반'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6.05.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 목소리를 내 오다 인사에서 사실상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11일 정 검사장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명령 처분 취소 본안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정 검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 사건 인사명령 처분사유가 부존재한다는 주장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인사는 매우 이례적인 전보 인사로 검사장에서 연구위원으로의 발령이 수개월만에 이뤄졌고, 그 이유는 정 검사장이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는 이유"라며 "그간 검찰 인사 관행에 비춰보면 법무부 의도는 원고의 주장과 같이 자발적 사직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처분은 징계에는 해당하지 않아 징계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 검사장의 자발적 사직을 유도할 수 있을 정도의 침익적 처분"이라며 "행정절차법이 사전통지, 의견청취 절차를 둔 취지에 비춰 정 검사장에게 이를 미리 통지하고 소명기회를 부여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고 짚었다.

또 "정 검사장에게 징계사유가 인정된다면 징계절차를 거쳐 징계를 함이 상당함에도 정당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고 아무런 소명기회도 부여하지 않은 채 하위보직으로 전보한 것은 법령에 규정된 검사 징계 절차 또는 사전통지절차, 의견제출절차 등을 사실상 잠탈한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이 사건 처분에는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인사명령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인사명령 처분 사유가 부존재한다는 정 검사장의 주장은 일부만 인용했다.

법무부는 이른바 '명태균 공천개입 사건'을 부실수사했단 의혹으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대검찰청에 대해 실시한 압수수색 영장에 당시 창원지검장이었던 정 검사장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었다는 점을 인사 처분의 이유로 삼았는데,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은 정 검사장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가하는 처분"이라며 "정 검사장의 잘못이 상당 부분 객관적 사실로 확인돼야 하는데, 언론이나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됐다거나 정 검사장이 피의자로 적시된 것만으로는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정 검사장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찰개혁 및 수사검사의 공판 참여 제한, 대장동 의혹을 비롯한 이재명 대통령 관련 형사사건 등에 대한 검찰의 항소포기 등에 대한 글을 올린 것은 이 사건 인사 처분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 게시글에서 국가기관과 상급자, 특정인을 모욕하거나 검찰이 정치적 이유에서 검찰권을 부당하게 행사하고 있다는 취지의 단정적이고 과장된 표현들이 다수 사용됐다"며 "이러한 표현들은 국민으로 하여금 검찰권 행사의 공정성, 중립성, 신중성 등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해 행정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위험성이 크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 목소리를 내 오다 인사에서 사실상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정 검사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2025.12.2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 목소리를 내 오다 인사에서 사실상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인사 취소 소송 1심에서 승소했다. 사진은 정 검사장이 지난해 12월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모습. 2025.12.22. [email protected]


재판부는 대검검사급에서 고검검사급 보직으로 이동한 것이 검찰청법상 허용되지 않는 강등이라는 정 검사장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만 구분돼 검찰총장을 제외한 검사들의 직위를 변경하는 인사발령 처분은 모두 동일한 직급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정 검사장이 이 사건 인사 처분으로 인해 3개월간 검사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거나 그 기간 중 보수 전액이 감액되는 것도 아니므로 강등 또는 사실상 강등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 사건 인사 처분이 대검검사급 검사의 보직범위를 벗어난 인사이며, 사전 인사원칙 공개 및 검찰인사위원회 심의·의결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정 검사장의 주장도 배척했다.

1심 선고 후 취재진과 만난 정 검사장은 "결론적으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판단을 내려주신 것에 감사하다"면서도 "당연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검사 인사로 국민적 관심을 받아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제가 말한 건 원칙을 지켜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동안 지켜온 원칙을 너무나 쉽게 무너트렸고, 그 원칙을 회복시켜달라는 것을 이렇게까지 힘들게 요구해야 할 일인가 싶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을 묻자 정 검사장은 "기조와 원칙을 지키고자 나섰던 것인 만큼 끝날때까지 가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에 연루된 민간업자들의 1심 선고에서 피고인 5명 중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회계사, 남욱 변호사 등은 검찰의 구형보다 낮은 형량인 징역 4~8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이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로 판단했으나 검찰이 항소하지 않아 2심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다툴 수 없게 됐다.

정 검사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노만석 검찰총장은 책임지고 그 자리를 사퇴하라"고 지도부를 비판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부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맡고 있던 정 검사장을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했다.

이는 검사장급에서 차장·부장검사급으로 사실상 강등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전에 검사장이 고검 검사로 강등된 사례는 2007년 권태호 전 검사장이 유일했다.

법무부는 인사 당시 "업무 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한 것을 비롯해,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 검사장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을 취소하라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집행정지도 함께 신청했는데, 당시 법원은 "신청인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4월 '검사 인사 및 관련 위원회 규정' 제정령안을 통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의 재직기간을 1년으로 제한하고 직위를 강등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마련한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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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대장동 항소 포기 비판' 정유미 검사장 강등 취소 판결…"재량권 남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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