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캄보디아 스캠 범죄단지 53→86곳 증가…해체 실패"

기사등록 2026/06/08 16:59:07

최종수정 2026/06/08 17:56:24

"지난해 7월부터 4월까지 16개국 생존자 73명 면담"

"당국 250곳 단속·폐쇄 주장하나 24곳만 개입 확인"

"생존자, 인신매매 피해자로 공식 인정 사례 단 0건"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국적 캄보디아 스캠조직 피의자들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우리 국민 869명에게 약 486억원을 편취한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강제 송환했다. 2026.01.23. bluesod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김진아 기자 = 한국 국적 캄보디아 스캠조직 피의자들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강제 송환되고 있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캄보디아를 거점으로 우리 국민 869명에게 약 486억원을 편취한 한국 국적 피의자 73명을 강제 송환했다. 2026.01.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캄보디아가 '스캠(사기)' 범죄단지 단속을 실시했지만 시설 해체에 실패했고 인신매매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에도 구조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보고서가 8일 나왔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해 7월부터 4월까지 방글라데시와 브라질, 중국, 케냐 등 16개국 출신 생존자 73명을 면담해 작성한 보고서에서 "당국이 인신매매 피해자를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범죄단지는 단속을 피해 장소를 옮겨가며 계속 운영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자체 확인한 스캠 범죄단지 86곳 가운데 캄보디아 국가기관의 개입이 확인된 곳은 24곳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전체의 약 25% 수준으로 '250곳 이상의 스캠 범죄단지를 단속·폐쇄했다'는 캄보디아 정부의 주장과는 상이한 수치다.

국제앰네스티가 파악한 캄보디아 스캠 범죄단지는 지난해 6월 보고서 53곳에서 올해 86곳으로 도리어 23곳 증가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자체 인터뷰한 생존자 73명 전원이 국제 기준상 인신매매 피해자에 해당했지만 공식적으로 피해자로 인정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도 전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범죄단지에서 탈출하거나 구조된 이후에도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길거리에 방치되거나 출입국 구금시설에 수용됐다.

국제앰네스티는 일부 범죄단지에서 경찰과 운영자간 유착 정황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은 경찰이 단지를 방문하고도 구조나 체포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일부 관리자들은 단속 계획을 사전에 파악해 피해자들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시켰다고 증언했다.

보고서는 캄보디아 정부의 단속이 상당 부분 국제사회의 압력에 의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캄보디아 당국의 단속을 촉발한 대표적인 사례로 두 차례 언급됐다.

지난해 8월 캄보디아 남부 캄폿주 보코산에 위치한 한 스캠 범죄단지에서 한국인 청년이 고문을 당한 채 숨진 사건이 한국 언론을 통해 집중적으로 보도되자 캄보디아 당국은 뒤늦게 수사에 착수했다. 당국은 수개월 전부터 해당 시설과 관련한 구조 요청을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사례로는 이른바 '망고2' 시설이 언급됐다. 국제앰네스티는 KBS의 현장 취재 보도가 국제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뒤 캄보디아 경찰의 단속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언론과 정부의 개입이 실제 단속을 이끌어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외부 압력 없이는 캄보디아 당국이 자발적으로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는 점은 단속 체계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정부가 단속 성과를 내세우면서도 조사 대상과 폐쇄 근거를 공개하지 않아 단속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어렵다고 국제앰네스티는 지적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스캠 범죄 단지 내부에서 폭행, 고문, 강제노동뿐 아니라 강간과 성폭력도 광범위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성 생존자 6명은 강간 피해를 당했다고 증언했으며 일부는 임신한 것으로 조사됐다.

몬세 페레르 국제앰네스티 지역조사국장은 "일부 피해자들이 단속을 통해 해방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많은 범죄단지가 운영되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적절한 보호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캄보디아 정부는 모든 스캠 범죄단지와 관련 카지노를 철저히 조사하여 인신매매 피해자를 식별·보호하는 한편 단속이 실패하게 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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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캄보디아 스캠 범죄단지 53→86곳 증가…해체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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