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1년]남북 긴장 완화·신뢰 회복 방점…"관계 복원까지는 갈길 멀어"

기사등록 2026/05/31 06:00:00

'한반도 평화공존' 바탕으로 관계 재설정 주력

북한 체제 존중·흡수통일 불추구·적대행위 불추진 원칙

대북전단, 오물풍선 등 남북 '힘겨루기' 끝내

북 '적대적 두 국가' 강화…교류·협력 진전은 험로 전망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28.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5.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출범 1주년을 맞은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키워드는 남북 '긴장완화'와 '신뢰회복'으로 정리된다. 윤석열 정부 시기의 '강 대 강' 대치 국면을 수습하고 '한반도 평화공존' 구상을 바탕으로 관계 재설정에 집중했다. 다만 마지막 남북 회담이 2018년 12월일 정도로 단절이 길어지고 있는 만큼, 관계 복원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정책 공식명칭은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이다. 이는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을 3대 원칙으로 한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 설명책자는 "남북이 사실상의 두 국가로 존재하는 현실을 고려하여,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하는 관계"로 만들겠다고 명시한다.

지난해 6월 정부 출범 직후 대북 신뢰회복 조치들이 잇따라 시행됐다. 군 당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 1년 만에 전격 중단했다. 북한이 예민하게 반응해온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문제도 통일부의 단체 설득과 관련 법안 통과로 일단락됐다. 대북전단, 대북 확성기 방송, 대남 오물풍선으로 혼란했던 남북 '힘겨루기'를 끝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북한 클럽팀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방남이 성사되기도 했다. 선수단이 보여준 모습은 냉랭했지만, 북한 스포츠단이 8년 만에 방남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3일 내고향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직후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공은 둥글고, 우리는 또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북한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전군의 사·여단 지휘관들의 회합을 소집하고 각급 연합부대 지휘관들과 중요 군사문제들에 대하여 담화를 진행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사진=북한조선중앙TV 캡처) 2026.05.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북한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7일 전군의 사·여단 지휘관들의 회합을 소집하고 각급 연합부대 지휘관들과 중요 군사문제들에 대하여 담화를 진행했다고 18일 보도했다. (사진=북한조선중앙TV 캡처) 2026.05.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정부가 남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고 남북 대치 국면은 수습했다는 평가이지만, 상황 관리를 넘어 평화체제 구축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견인하겠다는 구상은 당장 성과를 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월 9차 당대회에서 한국에 대해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2023년 12월 말 제시한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제도화하고 있다. 대남기구를 정리하고 '통일 지우기' 작업을 진행했으며, 올해 3월 헌법 개정을 통해 영토를 한반도 북측으로 규정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7일  전군  사단·여단  지휘관을  소집해  "남부  국경을  지키고  있는  제1선  부대들을  강화하고  국경선을   난공불락의   요새"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은  정부  출범  후  첫  대남  담화에서  "한국과  마주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고  했다. 남북 연락채널은 2023년 4월 북한의 일방적 차단 이후 복구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북한의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추가적인 대북 유화조치를 꺼내 들 여력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선제적·단계적 복원 방침을 밝힌 9·19 남북군사합의가 현실적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가시적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북미대화 역시 재개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동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복잡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북한 외의 문제로 쏠렸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 강화는 정부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8차례 시험발사했으며, 9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 관철을 연일 독려하고 있다. '핵보유국 지위는 불가역적'이라는 기조 하에 핵-재래식(상용무력) 병행 발전, 핵무장화 중심의 해군 전력 현대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포함한 신형 전략자산 개발 등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평화적 두 국가'라는 방향 제시는 현실적이고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이나,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역시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절감한 한 해였다"며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 북한에 대해 평화공존 메시지를 보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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