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런던·파리,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서 줄줄이 밀려나…화려함보단 '실속'

기사등록 2026/05/24 18:17:00

최종수정 2026/05/24 18:20:24

[비아리츠=AP/뉴시스] 지난 2023년 8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서남부 해안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피서객들이 바다를 즐기고 있다. 2026.05.24.
[비아리츠=AP/뉴시스] 지난 2023년 8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서남부 해안 휴양도시 비아리츠에서 피서객들이 바다를 즐기고 있다. 2026.05.24.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미국 뉴욕,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세계 도시 브랜드의 정점에 선 이름들이지만 정작 '매일 살기 좋은 곳'으로는 선택 받지 못했다.

글로벌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속에서 화려한 스카이라인 대신 적당한 집값과 치안, 자연을 선택하는 이른바 '실속형 중소도시 부상'으로 선호도가 옮겨가는 모양새다.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발표한 '2026~2027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는 이 같은 흐름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LA) 등 초거대 도시들이 주거비 탓에 최하위권으로 밀려난 반면, 인디애나폴리스 외곽의 인구 약 10만 명 규모 교외 도시인 카멜(Carmel)과 피셔스(Fishers)가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카멜과 피셔스는 소득 대비 안정적인 집값과 최상위권 학군, 낮은 범죄율이 무기였다. 특히 팬데믹 이후 정착된 원격·하이브리드 근무제 덕분에 직장인들이 도심을 떠나 녹지가 풍부하고 안전한 교외로 눈을 돌린 것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영국의 부동산 포털 라이트무브의 주거 만족도 조사에서 런던과 맨체스터를 제치고 대망의 1위에 오른 곳은 노스요크셔의 작은 마켓타운 스킵턴(Skipton)이었다. 이 도시의 인구는 약 1만 5000명에 불과하지만 평균 주택 가격이 영국 전체 평균보다 12%나 저렴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관계자들은 "현대인들의 주거 만족도는 집의 크기나 가격보다 지역사회의 유대감과 풍부한 녹지 환경, 필수 시설에 대한 접근성 같은 행복 요소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 일간지 선데이타임스가 학교·교통·상권 활력 등을 종합 평가한 '2026 베스트 플레이스' 전국 1위 역시 인구 약 14만 명의 중형 도시 노리치(Norwich)가 차지했으며, 런던 내에서는 리치먼드어폰템스(약 19만 5000명)와 캠든(약 21만 명) 등 도심 속에서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자치구들만 겨우 순위에 올랐다.

프랑스 국립통계경제연구소(INSEE)의 통계를 기반으로 프랑스 내 3만 4000여 개 지자체를 전수 조사하는 '살기 좋은 도시·마을 협회'의 2026년 리포트에서는 이른바 '탈(脫)파리' 현상이 관측됐다.

도시 부문 전체 1위는 대서양 바스크 해안의 유명 휴양도시인 비아리츠(Biarritz)가 차지했다. 프랑스인들 역시 치안 악화와 높은 주거비에 파리, 마르세유, 리옹 등 거대 메트로폴리스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대신 해안가나 지방의 중소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의료·보건 인프라, 쾌적한 환경 그리고 치안을 우선하는 추세다.

외신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생활비 절감과 일상의 안녕을 최우선으로 삼는 실용적인 주거 공간을 선호하는 패러다임으로 바뀐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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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런던·파리,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순위서 줄줄이 밀려나…화려함보단 '실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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