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령화·국방비 압박에 선진국 부채비율 상승
美정부 빚 GDP 100% 넘었지만 국채시장 유동성은 압도적
채권값 하락에 정부·기업·가계 차입비용 동반 상승
日·英은 재정 불안에 장기금리 압박…美국채는 “가까운 2등도 없다”
![[뉴욕=AP/뉴시스]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1.21.](https://img1.newsis.com/2025/11/21/NISI20251121_0000804757_web.jpg?rnd=20251121004410)
[뉴욕=AP/뉴시스]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20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2025.11.21.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전쟁과 고령화, 국방비 증가로 선진국 정부부채가 불어나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정부가 시장에서 빌린 빚도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섰지만, 압도적인 국채시장 규모와 유동성 덕분에 일본·영국보다 충격을 덜 받고 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이 이번 주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의 핵심 과제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전쟁과 팬데믹을 거치며 커진 정부부채를 각국이 어떻게 관리할지가 문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최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각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 비용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가장 큰 배경은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에너지값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했고,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대신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키웠다.
여기에 일본과 영국의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최근 채권 매도세가 확대됐다. 반면 미국은 부채 부담이 커졌음에도 다른 나라보다 충격을 덜 받는 구조적 이점을 갖고 있다. 미국 정부가 시장에서 빌린 빚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처음으로 GDP의 100%를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고령화와 국방비 확대 압력 속에 전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는 이미 부채 비율이 높은 데다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일본, 영국도 부채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지는 흐름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이미 채권시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 독일, 핀란드, 리투아니아는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국방비 증가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는 2010년대 초 유럽 재정위기 이후 빚이 계속 불어나는 흐름을 어느 정도 꺾은 국가로 평가된다. 스웨덴, 캐나다, 덴마크는 과거 연금 개혁 등을 통해 예산 규율을 유지해온 국가로 꼽힌다.
정부는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부채가 늘어나면 시장에 풀리는 국채 물량도 증가하고, 투자자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정부는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 이는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을 짓누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은 한 나라 재정 건전성의 최종 심판자처럼 작동한다. 하지만 채권시장에도 선호가 있다. 투자자와 정부, 중앙은행들은 오랫동안 다른 국채보다 미국 국채를 선호해왔다.
미국 국채의 강점은 세계 최대 경제·군사 강국의 신용만이 아니다. 더 큰 강점은 시장의 깊이다. 투자자들은 만기가 다양한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쉽게 사고팔 수 있다. 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미국 국채 거래액은 263조 달러로, 그해 말 발행 잔액의 거의 9배에 달했다. 독일 국채 거래액은 약 7조1000억 유로로, 시장 규모의 4배 수준이었다.
이런 미국의 차입 우위는 흔히 ‘과도한 특권’으로 불린다. 미국은 부채가 많아도 세계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계속 사주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낮은 비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최근 중동전쟁 이후 단기물과 장기물 국채 금리는 함께 올랐지만, 지난주 영국과 일본에서는 단기물과 장기물 금리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이는 정치 상황과 재정 전망에 대한 투자자 불안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조 데이비스 뱅가드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부채에는 “금리를 자동으로 뛰게 하는 마법의 문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시점은 대체로 한 나라의 세금·지출 정책이 크게 바뀌거나 경제 전망이 나빠질 때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채권시장의 거센 압박을 받으려면 나라빚 우려에 더해,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빚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심까지 커져야 한다. 또 미국 국채시장을 대체할 만한 규모와 유동성을 갖춘 경쟁 시장이 등장해야 한다. 데이비스는 유럽이 더 통합된 시장을 만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미국 국채시장에 “가까운 2등도 없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이 이번 주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회의의 핵심 과제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전쟁과 팬데믹을 거치며 커진 정부부채를 각국이 어떻게 관리할지가 문제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최근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서 각국 국채 금리는 상승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뿐 아니라 기업과 소비자의 차입 비용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가장 큰 배경은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다. 에너지값 급등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했고,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대신 금리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키웠다.
여기에 일본과 영국의 재정 전망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최근 채권 매도세가 확대됐다. 반면 미국은 부채 부담이 커졌음에도 다른 나라보다 충격을 덜 받는 구조적 이점을 갖고 있다. 미국 정부가 시장에서 빌린 빚은 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처음으로 GDP의 100%를 넘어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고령화와 국방비 확대 압력 속에 전체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프랑스, 벨기에는 이미 부채 비율이 높은 데다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탈리아, 일본, 영국도 부채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증가세는 다소 완만해지는 흐름이다. 다만 이들 국가는 이미 채권시장의 압박을 받고 있다. 독일, 핀란드, 리투아니아는 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국방비 증가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스페인, 포르투갈, 아일랜드는 2010년대 초 유럽 재정위기 이후 빚이 계속 불어나는 흐름을 어느 정도 꺾은 국가로 평가된다. 스웨덴, 캐나다, 덴마크는 과거 연금 개혁 등을 통해 예산 규율을 유지해온 국가로 꼽힌다.
정부는 필요한 자금을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한다. 부채가 늘어나면 시장에 풀리는 국채 물량도 증가하고, 투자자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정부는 더 높은 이자를 내야 한다. 이는 기업과 가계의 대출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을 짓누를 수 있다.
이 때문에 채권시장은 한 나라 재정 건전성의 최종 심판자처럼 작동한다. 하지만 채권시장에도 선호가 있다. 투자자와 정부, 중앙은행들은 오랫동안 다른 국채보다 미국 국채를 선호해왔다.
미국 국채의 강점은 세계 최대 경제·군사 강국의 신용만이 아니다. 더 큰 강점은 시장의 깊이다. 투자자들은 만기가 다양한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쉽게 사고팔 수 있다. 미 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미국 국채 거래액은 263조 달러로, 그해 말 발행 잔액의 거의 9배에 달했다. 독일 국채 거래액은 약 7조1000억 유로로, 시장 규모의 4배 수준이었다.
이런 미국의 차입 우위는 흔히 ‘과도한 특권’으로 불린다. 미국은 부채가 많아도 세계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계속 사주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낮은 비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다. 최근 중동전쟁 이후 단기물과 장기물 국채 금리는 함께 올랐지만, 지난주 영국과 일본에서는 단기물과 장기물 금리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다. 이는 정치 상황과 재정 전망에 대한 투자자 불안이 커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정부부채가 일정 수준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조 데이비스 뱅가드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정부부채에는 “금리를 자동으로 뛰게 하는 마법의 문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시점은 대체로 한 나라의 세금·지출 정책이 크게 바뀌거나 경제 전망이 나빠질 때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채권시장의 거센 압박을 받으려면 나라빚 우려에 더해, 미국 경제가 앞으로도 빚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심까지 커져야 한다. 또 미국 국채시장을 대체할 만한 규모와 유동성을 갖춘 경쟁 시장이 등장해야 한다. 데이비스는 유럽이 더 통합된 시장을 만들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현재로서는 미국 국채시장에 “가까운 2등도 없다”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