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 클럽팀 '내고향여자축구단' 일행 35명은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 입국 심사 과정에서 '여권'을 제시했다. 통일부가 발급한 남한방문증명서면 충분하지만 굳이 전원이 여권을 냈다. 준비된 일종의 퍼포먼스로 짐작된다.
한국을 외국으로 취급하겠다는 메시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제시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도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셈이다.
북한은 더이상 '남한'의 북한식 표현인 '남조선'이라는 말도 쓰지 않는다. '대한민국' 혹은 '한국'이라고 칭한다. 1991년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시된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의 의미가 흐려지고 있다.
8년 만에 성사된 북한 스포츠단 방남이 외려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보여주는 계기가 된 셈이다. 내고향축구단은 입국할 때 '환영합니다'를 외치는 인파에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시종 굳은 얼굴이었다.
통일부는 18일 공개한 통일백서에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두 국가관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반도 평화공존'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호존중의 정신에 기반해 북한을 대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두 국가'를 공식화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혼란한 시기 북한 내고향축구단과 남한 수원FC위민은 20일 오후 7시 준결승전에 임한다.
통일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주관의 국제대회라고 확대 해석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공동응원단에 남북협력기금 3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경기가 남북 상호 이해 증진에 기여한다는 설명이다.
축구 클럽 대항전을 남북교류 차원으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축구 클럽팀의 방남이 최근 수년간 남북관계에서 눈에 띄는 이벤트가 되는 것은 현실이다.
통일부가 발간한 통일백서에 따르면 남한을 찾은 방남 인원은 2019년부터 7년 연속으로 전무하다. 방북 인원도 5년 동안 없다. '두 국가론' 논란 속에 치러지는 이번 경기가 훗날 남북 교류 활성화의 조그마한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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