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지목…진범 자백 전 사망
法 "국가가 유족들에 각 3800만원씩 지급해야"
유족 측 "사과 없이 낙인찍힌 삶…아쉬운 판결"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허위 자백을 강요받은 고(故) 홍성록씨의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사진은 2020년 11월 2일 이춘재가 출석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2026.05.15. jtk@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0/11/02/NISI20201102_0016849546_web.jpg?rnd=20201102124958)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허위 자백을 강요받은 고(故) 홍성록씨의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사진은 2020년 11월 2일 이춘재가 출석한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2026.05.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화성 연쇄살인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허위 자백을 강요받은 고(故) 홍성록씨의 자녀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06단독 안동철 부장판사는 15일 홍씨 자녀 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가는 홍씨 자녀 두 명에게 각각 38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유족의 청구액 총 4억7000여만원 중 약 20%만 인정된 것이다.
판결 후 유족 대리인단은 "국가는 무고한 시민을 연쇄 살인범으로 특정한 뒤 위법한 공권력을 중첩적으로 행사했고, 그 결과 한 개인과 그 가족의 삶 전체가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파괴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히 7일간의 불법 구금에 관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국가권력이 정상적인 형사사법 절차를 무시하고 무고한 시민에게 사실상 '기소 없는 사회적 유죄'를 선고한 것이 본질"이라고 짚었다.
대리인단은 "선고 전 화해 권고 결정이 있었는데, 당시 금액은 원고 두 분에게 각 1억 7000만원 이상의 배상을 명하는 내용이었다"며 "이후 사정변경이 없었는데, 선고 금액과 차이가 크게 나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가 책임이 인정됐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없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사과받지 못한 상태로 낙인 속에서 산 당사자와 가족들의 피해에 대해 국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리라 기대했지만, 그와 상당히 거리가 먼 판결"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당사자들과 상의해 항소를 제기할 것 같다. 항소심에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로 지목돼 1987년 5월 수사기관에 불법 압수수색을 당하고 영장 없이 연행됐다. 일주일간 경찰 조사를 받으며 폭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고, 제3·5·6차 사건에 대한 허위자백을 강요받았다.
경찰은 홍씨 연행 이틀 만에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를 검거했고, 범행 일부를 자백받았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수사기관은 홍씨의 실명과 얼굴, 주소, 직장, 가족관계 등을 모두 언론을 통해 공개했다. 석방 직전에도 홍씨를 동반한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증거 보강수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수사 과정에서 당시 만 10세, 7세였던 홍씨의 자녀들 역시 진술을 강요받았다. 경찰은 이들에게 "아빠를 보고 싶으면 똑바로 하라"고 윽박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홍씨는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났으나 수년간 경찰의 동향 감시와 주변 탐문 대상이 됐다.
홍씨는 결국 직장을 잃고 사회적으로 고립됐고, 알코올에 의존하다 간암으로 2002년 3월 숨졌다.
홍씨의 사망 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22년 그에 대한 불법체포·감금, 허위자백 강요, 증거 조작, 피의사실공표 및 동향 감시 등 국가 폭력에 의한 인권 침해를 인정했다.
이후 홍씨 자녀들은 수사기관의 불법 수사로 홍씨와 가족들이 입은 손해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돼 약 20년간 복역한 윤성여씨와 그 가족들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총 21억7000만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지난해 10월엔 범인으로 몰려 옥살이를 한 뒤 암으로 사망한 고(故) 윤동일씨도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씨의 유족이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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