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상원 의회서 총성…마르코스 대통령 "진상 규명할 것"

기사등록 2026/05/14 02:25:43

[마닐라(필리핀)=AP/뉴시스] 13일 필리핀 마닐라 상원 의회 청사 복도에서 의문의 총성이 발생해 보안 요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5.14
[마닐라(필리핀)=AP/뉴시스] 13일 필리핀 마닐라 상원 의회 청사 복도에서 의문의 총성이 발생해 보안 요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6.05.14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필리핀 대통령 시절 수천명이 숨진 '마약과 전쟁'을 지휘한 경찰청장 출신 상원의원 로널드 델라 로사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 집행 여부를 두고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그가 머물고 있던 의회 청사에서 총성이 울려 의원과 직원 등이 대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ICC는 2016~2018년 경찰청장을 맡아 마약과 전쟁을 집행하면서 최소 32명의 살해에 관여한 혐의(반인도적 범죄)로 델라 로사 의원에 대해 지난해 11월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소속이 확인되지 않은 무장한 사람들이 13일 오후 7시께 델라 로사 의원이 머물고 있던 상원 청사에 진입을 시도하면서 혼란이 발생했다. 상원 경위실 요원들은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고 사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빅 레물라 내무부 장관은 사건 직후 상원 청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번째 총성은 경위실 요원들로부터 나왔다"면서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아직 확보하지 못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사상자는 없다. 단 한명도 맞지 않았다"고 했다.

멜빈 마티박 필리핀 국가수사국(NBI) 국장과 호세 멜렌시오 나르타테즈 주니어 경찰청장은 총격 사건에 소속 요원들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사법 당국은 11일부터 상원 청사 밖에 질서 유지 등을 위해 경찰 수백명을 배치하고 있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은 같은날 영상 성명에서 "델라 로사 의원을 체포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없다"며 "외부 군 병력이나 NBI 요원은 상원에 들어가지 않았다. NBI 요원들은 오후 4시께 철수했다. 누가 진입을 시도했고 총격전을 일으켰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누가 이 혼란을 일으켰는지 찾아낼 것"이라며 "이것이 정말 단순한 충돌이었는지, 아니면 체제 전복 시도나 혼란을 조장하려는 의도와 연관된 것인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델라 로사 의원은 지난 11일 NBI 요원들이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하자 상원 의회 청사내에 머물러 왔다. 상원은 델라 로사 의원의 우호 세력이 지도부를 장악하고 있다. 일부 상원 의원들이 자수 촉구 결의안을 발의했지만 델라 로사 의원의 우호 세력은 반대했다.

사관학교 출신인 델라 로사 의원은 군을 향해서도 자신을 체포해 ICC로 이송하려는 마르코스 정부의 시도를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과 그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부통령, 그의 측근인 델라 로사 의원 등은 마르코스 대통령의 주요 반대 세력으로 꼽힌다.

델라 로사 의원은 필리핀 법원에서 재판을 받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지 언론에 "답변할 것이 있다면 외국인 앞이 아니라 우리 법원에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마약과 전쟁 당시 발생한 대규모 사망자에 대해서도 "내 역할은 마약 전쟁을 이끄는 것이었지 전멸시키는 것이 아니었다"며 "경찰관들의 생명이 위협받을 때 당연히 그들은 자신을 방어해야 했다"고 항변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 대통령 당선 후 측근인 델라 로사 의원을 경찰청장에 임명했다. 델라 로사 의원은 마약 복용자와 마약 판매상 수천명이 숨진 마약과 전쟁을 지휘했다.

ICC는 마약과 전쟁을 지시한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필리핀에서 체포돼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 본부로 이송됐으며 현재 구금 상태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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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상원 의회서 총성…마르코스 대통령 "진상 규명할 것"

기사등록 2026/05/14 02:25:4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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