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냉동했던 고환 조직 재이식해 정자 생산 성공

기사등록 2026/05/06 15:29:18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연구진

[키이우(우크라)=AP/뉴시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IVMED 불임 클리닉의 실험실에서 한 의사가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정자 동결 보존을 선택하고 있다. 2023.01.31.
[키이우(우크라)=AP/뉴시스] 우크라이나 키이우에 있는 IVMED 불임 클리닉의 실험실에서 한 의사가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ICSI) 시술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다시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현실에 직면하면서 정자 동결 보존을 선택하고 있다. 2023.01.31.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벨기에에서 16년 전 냉동 보관했던 고환 조직을 재이식한 남성이 정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는 임상 실험 결과가 나왔다.

지난 4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연구진은 사춘기 이전 냉동 보관한 고환 조직을 성인 이후 다시 이식해 정자 생산 기능을 회복한 사례를 처음으로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메드아카이브'(medRxiv)를 통해 지난 3월 공개됐다.

해당 환자는 10살 때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를 앞두고 고환 조직을 보관했다. 이후 20대 중반이 된 뒤 남아 있던 고환과 음낭 피부 아래에 조직 일부를 이식받았다.

이식 1년 뒤 조직을 분석한 결과, 일부 조직에서 정자가 생성된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해당 정자를 채취해 냉동 보관했으며, 외형과 운동성은 정상 범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식된 조직이 정관과 직접 연결돼 있지 않아 정자가 자연스럽게 정액으로 배출되지는 않는 구조다.

연구를 이끈 엘런 구센스 벨기에 브뤼셀 자유대 교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물학적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될 것"이라며 "이미 조직을 보관해 둔 환자들이 기대할 만한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소아암이나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에 사용되는 고용량 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는 생존율을 높이는 대신 불임을 초래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치료 전 정자를 보관할 수 있지만, 사춘기 이전 소년은 정자 생성이 이뤄지지 않아 보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고환 조직을 미리 채취해 냉동 보관한 뒤, 성인이 된 이후 재이식하는 방법이 연구돼 왔다. 이번 결과는 해당 접근법이 인간에게서 실제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고환 조직이 장기간 냉동 보관 이후에도 생존할 수 있으며, 체내 재이식 후 정자 생산 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생성된 정자가 실제 수정 능력을 갖췄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향후 임신이 이뤄질 경우 엄격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연구진은 2002년부터 생식 조직 보관 기술을 선도해 왔으며, 현재 이 기술은 전 세계 암 치료 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3000명 이상의 환자가 고환 조직을 보관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매년 약 200명이 이 기술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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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전 냉동했던 고환 조직 재이식해 정자 생산 성공

기사등록 2026/05/06 15:29:1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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