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자축구팀 12년만 방한…정부, "민간 스포츠경기"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 자제

기사등록 2026/05/04 13:15:14

북 스포츠팀, 2018년 12월 이후 8년 만에 방한

북한 '적대적 두 국가' 기조 속 이례적

남북 교류 물꼬 트는 계기 되나 기대감

통일부 "민간 스포츠경기…차분한 운영에 협조"

[시드니=AP/뉴시스] 북한 여자 축구 선수들이 3월 3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컴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조별 리그 B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전반 6분 명유정의 선제골에 환호하고 있다. 2026.05.04.
[시드니=AP/뉴시스] 북한 여자 축구 선수들이 3월 3일(현지 시간) 호주 시드니 컴뱅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조별 리그 B조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 전반 6분 명유정의 선제골에 환호하고 있다. 2026.05.04.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북한 여자축구팀이 12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남북관계가 단절된 가운데 이례적인 북한 스포츠팀의 방한으로, 북한이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이후 한국에서 열리는 스포츠 행사에 선수단을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대한축구협회는 북한 여자축구 클럽팀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이 오는 2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참가를 확정해 왔다고 4일 밝혔다.

북한 여자축구팀의 방한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만이다. 국가대표팀이 아닌 클럽 축구팀이 방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스포츠팀의 방한을 기준으로 하면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대회 이후 8년 만이다.

북한이 통보한 명단은 예비선수 4명을 포함한 선수 27명 및 스텝 12명을 더해 총 39명이다.

이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중국 항공편을 이용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의 수원FC위민과 맞붙는다. 승리한 팀은 23일 오후 2시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하게 된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준결승에서 패배할 경우 3·4위전 없이 돌아가야 한다.

통일부에 따르면 내고향여자축구단은 평양을 연고지로 2012년 출범했다. 소비재 기업인 '내고향'의 후원을 받는 기업형 체육단으로, 선수단 상당수가 최근 17세 이하(U-17),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국가 대표급이다.

남북은 1990년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개최한 친선대회인 '남북통일축구대회'를 시작으로 체육교류를 추진해왔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결렬)로 끝난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으며 체육 교류도 중단됐다.

이번 내고향여자축구단 방한이 남북 사회문화 교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정부는 과도한 의미 부여를 자제하고 있다. 비정치적인 스포츠 행사인 데다, 국가대표팀 차원의 대회가 아닌 클럽 대항전이라는 점에서다.

북한의 이번 경기 참가 관련 조율은 대한축구협회가 AFC로부터 북한 측 의사를 전달받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남북 당국 간 직접적인 소통은 없었다고 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AFC에서 규정한 대로 준수하면서 참가 선수단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르도록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간 스포츠경기라는 점에서 참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차분한 경기로 운영되도록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통일부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남한방문증명서' 발급 등 북측 방문 인원의 안전한 체류를 위한 절차를 지원할 예정이다. 북한 주민이 남한 지역을 방문하려면 통일부 장관 승인과 남한방문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북한은 2024년 U-20 여자월드컵에 이어 U-17 여자월드컵을 제패한 여자축구 강국이다.

북한은 국제무대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여자축구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별히 챙기는 모습을 부각하며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여자축구 대표팀 선수들과 만나 "우리 국가의 명예를 높이 떨쳤다"고 말했다.

앞서 U-20 2024년 여자월드컵 경기대회에서 우승하고 귀국한 북한 대표팀을 만난 자리에서는 엄지를 들어 보이고 "고무적 경사, 애국적 장거"라고 격려했다.

2015년 8월에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축구선수권대회(동아시안컵)에서 우승하고 귀국한 여자축구 선수들을 평양 순안국제공항까지 직접 마중 나가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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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5/04 13:15:14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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