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중고 중 17%만 올해 수학여행 계획
초교 5% '최저'…고교 38% '최대폭 감소'
교원단체들 "교사에 책임 떠넘겨" 집단반발
교육부 "교사 면책권 강화 위한 법령 정비"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근 소풍, 수학여행 등 학교 현장학습 축소 추세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구더기가 생기지 않을까 싶어 장독을 없애면 안 된다"고 발언한 데 대해 교육계 반발이 거세자 청와대가 "교사를 보호하자는 취지"라고 수습에 나섰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 역시 교사 면책 요건 확보를 위한 법령 정비, 사고 발생시 대응 및 소송, 배상 등 지원 체계 강화를 약속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초·중·고등학교 1331개교 중 올해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는 231개교, 17%에 불과하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020, 2021년 '0'이었던 학교 수학여행은 2023년 전체 초중고의 46%(609개교)까지 증가했지만 지난해 교사 사법리스크가 크게 부각되면서 올해 17%까지 떨어졌다.
특히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605개교 중 5%에 해당하는 30개교만 올해 수학여행을 계획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88%(271개교)로 수학여행을 가장 많이 떠났던 고등학교는 올해 38%(128개교)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였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요새 소풍도 잘 안 가고 수학여행도 안 간다고 하는데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수업의 일부 아닌가"라며 "단체 활동을 통해서 배우는 것도 있고 현장 체험도 큰 학습인데, 이게 주로 혹시 안전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위험 또는 관리 책임을 부과당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걱정 때문에 이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체 활동에 문제가 있으면 교정을 하고, 안전에 문제가 있으면 비용을 지원해 안전 요원을 충분히 보강을 하든지 시민들한테 자원봉사 요원을 부탁해야 할 것"이라며 "책임 안 지려고 학생들한테 그 좋은 기회를 빼앗는 것은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교원단체들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등은 잇달아 논평 및 기자회견, 시위 등을 통해 "교사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문제"라고 잇달아 비판했다.
교사노조는 국무회의 직후인 29, 30일 잇달아 청와대 및 교육부 앞에서 시위를 열고 "현장체험학습 문제는 단순히 인식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책임 문제"라며 "교육활동 관련 소송에 대해 교사 개인이 아닌 국가 책임 채계로 대응하라"고 요구했다.
전교조도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현장체험학습이 반토막 난 학교 현실과 90%의 교사들이 사고가 생기면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이유를 대통령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도 논평을 통해 "교사들이 왜 체험학습을 기피하게 됐는지 그 근본 원인을 자세히 살펴보고 이를 해결할 안전담보 대책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청와대는 "현장학습 중 발생한 안전사고로부터 오히려 교사를 두텁게 보호하고, 교원들이 갖고 있는 여러 과중한 업무로부터 본연의 임무를 더 보장해줘야 한다는 게 대통령 취지"라고 해명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구체적 개정이나 내용은 현장의 의견 수렴 및 법률 검토를 거쳐 국회와 논의한 이후 마련할 예정"이라며 "소송 과정에 있어 교사 개인이 그 문제를 직면하기보다 어려움을 겪지 않고 법률 대응, 배상 등에 대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5월 중 교사의 면책권 강화를 위한 법령 정비, 보조인력 배치 확대, 체험학습 업무 경감 및 지원 확대, 매뉴얼 간소화 등을 담은 방안을 발표하겠다"며 알렸다.
최 장관은 "안전한 현장체험학습을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약 안전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교사가 오롯이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닌가에 대한 여러 염려와 우려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면책 요건 확보를 위한 법령 정비, 불의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응 및 소송, 배상 등 지원 체계 강화, 인력 및 예산 보강 등 할 수 있는 일을 신속하고 빠르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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