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1분기 보고서
초고가 2점이 시장 견인…‘착시 성장’ 분석
하이엔드 시장은 비공개 ‘다크 모드’로 이동

낮은 추정가 147억원에 서울옥션 3월 경매에 나와 150억에 낙찰된 나라 요시토모의, Nothing about it, 2016 Acrylic on canvas, 194 x 162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2026년 1분기 미술시장이 겉으로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실제로는 극단적인 양극화 속 ‘선택적 호황’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KAAAI)가 발간한 『2026년 1분기 미술시장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주요 8개 경매사의 낙찰총액은 약 6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7% 급증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치는 시장 전반의 회복이라기보다 초고가 작품에 자금이 집중된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나라 요시토모 작품(150억 원)과 쿠사마 야요이 작품(104억 원) 두 점의 낙찰액만으로도 전년도 전체 시장 규모에 육박했다.
보고서는 이를 “시장 전반의 성장이라기보다 ‘옥석 가리기(Flight to Quality)’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표 *재판매 및 DB 금지
거래 줄었는데 가격만 올랐다
출품작 수는 17.9% 감소했지만 낙찰총액은 급증했고, 평균 낙찰가 역시 크게 상승했다.
특히 서울옥션의 평균 낙찰가는 약 6배 가까이 뛰며 초고가 작품 중심 구조가 강화됐다.
낙찰률(52.2%) 역시 상승했지만, 이는 거래 활성화라기보다 출품 감소에 따른 ‘통계적 착시’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블루칩은 현장, 나머지는 온라인”
고가 작품은 오프라인 메이저 경매로 집중되고, 온라인은 위탁·비미술품 거래 중심으로 재편됐다.
서울옥션의 경우 낙찰총액의 약 97.7%가 오프라인에서 발생했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대형 경매사가 수익성 높은 핵심 자산을 오프라인에 집중시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홍콩 더 핸더슨빌딩에서 열린 이브닝 경매에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가 한화로 약 177억원에 낙찰됐다. 크리스티 홍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글로벌도 같은 흐름…“질적 선별 시장”
크리스티·소더비·필립스 등 3대 경매사의 1분기 낙찰총액은 17억 달러로 64.3% 증가했지만, 거래 확대보다는 최상급 작품 중심의 ‘질적 성장’이 핵심으로 꼽혔다.
뉴욕은 단일 소유자 컬렉션을 중심으로 89.9% 성장했고, 런던 역시 3년 만에 반등했다.
하이엔드 시장, 공개 경매 떠난다
보고서는 최근 미술시장의 핵심 트렌드로 ‘다크 모드(Dark Mode)’를 지목했다.
이는 초고가 작품이 공개 경매를 벗어나 소수 VIP 중심의 비공개 거래(Private Sale)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 자산가들이 거래 노출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 오는 7월 ‘미술서비스업 신고제’ 시행을 앞두고, 거래 노출을 꺼리는 초고액 자산가들이 공개 시장을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 경신이 곧 시장 회복은 아니다”
초고가 작품은 여전히 ‘대체 자산’으로서 강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장 전체로 온기가 확산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KAAAI는 “이번 상승은 시장 전반의 회복이 아니라, 대형 경매사와 상위 컬렉터 중심의 선택적 강세”라며 “세컨더리 마켓의 전문성을 강화해 유동성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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