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로 낳은 아이, 숨겼다면 사기 결혼인가요"…변호사 답변은

기사등록 2026/04/20 17:44:00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결혼 전 성폭력 피해로 인해 출산한 과거를 숨겼더라도 이를 사기 결혼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조계 판단이 나왔다.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중견기업 회계팀에 근무하는 40대 남성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사연에 따르면 A씨는 결혼 1년 만에 아내의 짐을 정리하던 중 과거 출생신고 서류를 발견했다. 아내는 20대 시절 성폭력 피해로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을 하게 됐고, 아이를 입양 보낼 수밖에 없었던 과거를 털어놨다. A씨는 아내의 고통은 이해하지만 과거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이 사기에 해당하는지 이로 인한 혼인 취소가 가능한지 등을 물었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김나희 변호사는 "민법 제816조에 따라 상대방이 중요한 사실을 속여 혼인을 결정하게 했다면 취소가 가능하지만 이번 사례는 법적 판단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2016년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성폭력 피해로 인한 임신과 출산은 개인의 매우 내밀한 사생활 영역에 해당한다"며 "이를 배우자에게 반드시 알려야 할 법적·사회적 고지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즉, 단순한 사실 은닉만으로는 사기에 의한 혼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다만 김 변호사는 "과거 결혼 관계에서의 출산이나 사실혼 관계 중 발생한 출산 사실을 숨긴 경우는 이번 사례와 달리 혼인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혼인 취소가 인정될 경우의 재산 분할과 위자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변호사는 "혼인 취소 역시 이혼과 마찬가지로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 재산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도 "보통 혼인 취소 사건은 기간이 짧아 분할할 재산이 많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위자료와 관련해서는 "배우자가 중요한 사실을 적극적으로 거짓말해 결혼에 이르게 했다면 정신적 손해배상이 가능하다"며 "다만 이번 사연처럼 범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만으로 곧바로 위자료가 인정되기는 쉽지 않으며, 숨긴 경위와 적극적인 기망 행위 여부를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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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로 낳은 아이, 숨겼다면 사기 결혼인가요"…변호사 답변은

기사등록 2026/04/20 17:44: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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