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기획-연결이 생명이다⑩]
조성돈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 대표
"성공만 배웠지 평범하게 사는 법 배우지 못해"
"사고 뒤 수습보다 먼저 블랙아이스 제거해야"
"한국 교회의 자살자 장례 인정, 터부 깬 첫걸음"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3/NISI20260413_0021245327_web.jpg?rnd=20260413183902)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죽으려던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이제 밥 먹을 시간을 기다린다.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화 끝에, 그는 다시 사람들 곁으로 돌아왔다. 조성돈 목사는 그를 떠올리며 말한다. "그 청년은 나의 면류관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호프(LifeHope)'에서 만난 조성돈 대표는 자살을 생각하는 이들을 공동체와 다시 잇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기억하는 청년도 그랬다. '죽고 싶은 크리스천'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온 20대 청년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고, 극심한 외로움을 호소했다. 조 목사는 두 시간 가까이 대화를 이어가며 그를 공동체로 이끌었고, 이후에도 연락을 이어갔다. 지금 그는 치료를 계속하며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조 목사는 "그 청년이 식사 시간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그의 존재 자체가 사역의 보람"이라며 "그래서 '너는 나의 면류관'이라고 말해준다"고 했다.
또 다른 사례도 있다. 교계 기자로 은퇴한 뒤 두 차례 자살을 시도했던 50대 남성은 육체노동을 시작하며 삶을 추슬렀고, 이후 해외 의료 선교에 참여하게 됐다. 조 목사는 "사람이 다시 역할을 찾고, 누군가와 연결될 때 살아갈 힘도 생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3/NISI20260413_0021245331_web.jpg?rnd=20260413183905)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email protected]
조 목사는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 배경으로 '죽음의 문화'를 지목했다. IMF 이후 돈이 상대적 가치에서 절대적 가치로 바뀌면서 실패를 곧 삶의 실패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돈이 없다고, 실패했다고 생각하면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우리는 성공하는 법만 배웠지 평범하게 사는 법은 배우지 못했거든요."
조 목사는 한국 교회 역시 자살 문제를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자살자 장례를 거부하거나 유가족을 침묵 속에 두었던 관행이 오히려 고립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그는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말은 개신교 교리가 아니라 오랜 시간 굳어진 관습적 해석에 가깝다"며 "어떠한 행위가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을 이해하는 것이 개신교의 본질인데, 자살을 막아야 한다는 당위만 남으며 표현이 굳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교단에서 자살자 장례 예식서를 마련해 공식적으로 장례를 인정하는 변화가 시작된 점도 언급했다. 조 목사는 "한국 교회에서 자살한 사람의 장례를 치를 수 있다고 한 첫 공식 문서"라며 "하나의 터부를 깬 것"이라고 평가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3/NISI20260413_0021245326_web.jpg?rnd=20260413183902)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email protected]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 조 목사는 2012년 라이프호프를 설립해 자살 예방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상담 중심 접근보다 캠페인과 교육을 통한 인식 변화에 더 큰 의미를 둔다.
"지금의 자살 예방 정책은 사고가 난 뒤에 오는 견인차와 같습니다. 사고 뒤 수습도 필요하지만, 먼저 길 위의 블랙아이스를 없애야 합니다."
라이프호프는 걷기 캠페인, 생명 존중 교육, 유가족 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살 유가족 지원에 특히 힘을 쏟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3/NISI20260413_0021245328_web.jpg?rnd=20260413183906)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Hope 대표인 조성돈 목사가 지난 13일 서울 영등포구 기독교자살예방센터 Life Hope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18. [email protected]
조 목사는 "자살 유족들은 슬퍼하지도 못하고 기뻐하지도 못한다"며 "울면 맨날 그렇게 울고 있냐고 하고, 웃으면 네가 웃을 때냐고 해서 점점 더 고립된다"고 말했다.
한 유가족 아버지에게 "무엇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뜻밖에도 "영화를 보고 싶다"는 말이었다. '좋은 걸 해도 되나'라는 죄책감과 어두운 공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영화관에 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조 목사는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 유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국가 역할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한국은 2000년대 초반부터 높은 자살률을 기록했지만, 본격적인 법·제도 정비는 2011년 이후에야 시작됐다는 것이다. 지하철 스크린도어 설치, 농약 접근 제한 등 정책 개입이 실제 효과를 낸 사례를 들며 자살 예방은 충분히 가능한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조 목사는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의 인식 전환을 당부했다.
“자살 예방은 결국 평안하게 사는 법을 배우는 과정입니다. 15살 아이가 성적 때문에 미래를 포기하고, 50대 가장이 사업 실패로 절망하는 이유는 평범한 삶의 가치를 잊었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생명을 돈으로 대체하지 마십시오.”
'함께家' 프로젝트는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